결혼 망설이는 제주, 청년에 희망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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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년들의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그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남성 평균 초혼 연령은 34세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여성도 31세로 서울(31.6세)에 이어 두 번째 순위다. 초혼 연령이 남자는 2003년, 여자는 2015년 30세를 넘긴 뒤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쌓여온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 혼인 건수도 3358건으로 2018년 3638건 대비 280건(7.7%)이나 줄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 역시 5.1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다. 젊은층의 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초혼 연령의 30대 진입과 혼인 감소는 출산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만혼이 늘면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가임 기간이 줄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출산 시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급격한 인구 감소를 뜻하는 ‘인구절벽’ 현상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만혼과 혼인 감소는 결국 우리 청년들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인율이 떨어지고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결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일자리 절벽에 뛰는 집값,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 등이 결혼기피 현상을 부추기는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다는 ‘엔(N)포세대’의 그림자인 것이다. 근본 대책이 없다면 국가의 근본을 뒤흔드는 인구 위기를 모면할 길이 없다는 현실을 경고하고 있다.

사실 혼인율 저조는 제주만의 걱정거리는 아니다. 일자리와 주거, 보육, 교육 등 실타래를 함께 풀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청년들이 주저 없이 결혼을 할 것이다. 그러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여성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등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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