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은 온다
그래도 봄은 온다
  • 제주신보
  • 승인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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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도 지났다. 꽃샘추위가 최후의 발악을 해 보지만, 봄은 정녕 우리 곁에 와 있음을 안다. 대지에는 새싹이 움트고, 추위와 맞서 싸우던 나목들도 연초록 기운을 머금기 시작했다. 농부의 손길도 바빠졌다. 계절의 변화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봄을 맞이하기에 바쁜 모습들이다.

모든 일에는 중요한 때가 있게 마련이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인생에 있어 한순간의 결정이 성패를 좌우하고, 운명을 바꿔 놓기도 한다.

몇 년 전 세월호의 참사로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되었다.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였다. 그 당시 야당이던 현 정부는 컨트롤타위가 없다. 골든타임을 놓쳤다. 정부가 무능하다고 추궁하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전과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요즘 코로나19로 나라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다. 국민의 일상이 붕괴됐고 생활공동체가 파괴됐으며, 지역경제가 마비되고,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19는 한두 사람이 걸릴 때만 해도 설마하고 가소롭게 여겼다. 그러는 사이 바이러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코로나가 촉발한 대혼란은 우연이 아니다. 현 정부의 방심과 오판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자초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고 한다. 손을 깨끗이 씻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마스크 한 장 구해 보겠다고 대형 마트 둘레를 휘감은 긴 줄. 나라 잃은 난민도 아니고, 세금 꼬박꼬박 내는 우리 국민이 왜 이런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지 답답하다.

급기야 대통령과 정부는 마스크 생산과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마스크는 바닥이 드러났고, 국민들은 마스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정책에 일관성도 없고 중구난방이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인가 싶어, 씁쓸하기 짝이 없디.

어떤 일이든 미리 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노무현 정부 땐 사스, 이명박 정부에선 신종 플루, 박근혜 정부에선 메르스가 국내에 창궐했다. 그때도 이랬다. 일이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느라 허둥댔다. 뒷북치는 격이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잘못하면 남의 탓이요, 잘하면 내 탓이라고만 한다.

이제 코로나19가 조금 진정 기미인가 싶더니, 벌써 대통령과 장관이 ‘韓 코로나 대응, 세계적 표준될 것’이라 자화자찬이다. 평가는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다음 단추는 당연히 맞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억지로 끼우려 드니 될 일인가.

농사는 농부가 짓는 것이고, 병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며, 코로나 치료는 당연히 전문가의 몫이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울수록 법과 규정으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유야무야 하다 보면 나라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해결은 대통령의 올바른 리더십,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책임감, 성숙된 시민의식이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할 것이다.

잔인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그래도 코로나19에 빼앗긴 봄은 기어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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