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제 간판에서 피어날 때
제주, 이제 간판에서 피어날 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박은지, 제주특별자치도 도시디자인담당관

커피가 사라진 스타벅스가 늘어가고 있다. 20년간 사용해온 스타벅스 커피라는 간판에서 커피를 뺀 것이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커피 판매 매장이 아닌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하려는 경영진의 철학이 담겨 있다. 스타벅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간판은 가게 이름이나 상품을 써서 붙이는 표지를 벗어나 경영 철학과 정체성을 담고 도시미관을 조성하는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유명한 게스트라이데 거리는 간판의 힘으로 명성을 얻었다. 단순한 그림이나 문양, 조각 등을 주인의 철학을 담아 장인의 솜씨로 표현해낸 철제장식 간판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중세에 글자를 읽지 못하는 손님들에게 가게를 알리고자 만든 간판은 섬세한 세공기술과 어우러져 골목을 장식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어 냈다.

눈을 돌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관왕 제주를 떠올려 본다. 현재 제주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거리를 조성하고자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옥외광고물 심의를 운영하고 불법광고물 단속을 강화하는 등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간판이 단순한 광고물을 넘어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과 각자의 정체성을 담아 경쟁력을 갖추려는 변화가 필요하다.

여행자들은 고즈넉한 자연과 어우러진 카페와 작지만 특별함이 담긴 요리를 통해 제주를 즐기고 공유한다. 간판에도 제주 감성을 담아낼 수 있다면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끌 매력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