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없는 나라
사재기 없는 나라
  • 제주신보
  • 승인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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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사재기란 ‘다량의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사서 재어놓는 행위’를 의미한다. 비상 상황이 발생해 물건이 동나거나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주로 이뤄진다. 폭리를 취하기 위해 미리 사들이기도 한다. 사재기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횡행하기도 한다.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근거 없는 불안감에 빠져 사재기가 행해지는 것이다. 그 기저엔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깔려있다. 단어 뜻 그대로 무리에서 벗어나 자기 혼자 소외되거나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즉 ‘다 하는데 나만 빠지면 안 된다’는 두려움으로 영문도 모른 채 다수 사람의 선택과 행동에 휩쓸려 같은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포모 증후군’은 근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사재기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이유이다.

사재기는 ‘나만 일단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가 팽배할 때 기승을 부린다. 공급망을 망가뜨리고 시장을 교란해 실물경제를 뒤흔든다. 궁극적으론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의 삶과 일상을 불안정하게 하고, 심지어 파괴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어느 사회에서든 위험하다.

▲영어권에선 사재기를 ‘패닉 바잉(Panic buying)이라고 부른다. 한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패닉 바잉’이 대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겁을 먹은 사람들이 전 세계 마트와 슈퍼마켓 등에 몰려들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식료품부터 두루마리 화장지까지 닥치는 대로 싹쓸이 해 살 수가 없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게다. 그야말로 ‘사재기 난리’다. 각 나라마다 텅 비어 있는 마트 진열대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은 광경이 아니다. 거기에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이 같은 사재기 광풍에서 예외다. 초기의 마스크 공급난을 빼고 사재기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생필품 수급이 안정적이다. 마트 진열장엔 물건이 가득 차 있다. 이에 세계인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해외언론이 찬사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ABC 방송은 “한국은 국민이 위대한 나라”라고 칭송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재기 없는 나라, 이건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며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참으로 대단한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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