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인생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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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후, 제주감귤농협 동문로지점장·심리상담사/논설위원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관광객들보다는 중국에 다녀온 우리 국민들에 의해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는 이 말.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말이 나올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현장은 실종됐다.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과학과 전문가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인과 문외한들의 무분별한 언행만 두드러진다.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 경험과 전문가의 지식의 해결이 출발점인데 추락하는 한국.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 위기를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는 지혜를 소개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대구, 의료진들이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말에 의한 상처라고 한다. 밀려드는 환자,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몸도 마음도 소진된 그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원래 너희 일인데 생색 내지 마라”고 독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주저앉으면 누가 바이러스와 싸우겠나. 말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말투를 조금만 바꿔보자.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을 행동하게 하거나 행동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사람은 심리로 움직인다. 그리고 심리는 말로 움직인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기술을 이해하고 말투를 조금만 바꾸면 하고 있는 일이 더 잘 풀리고 인간관계가 극적으로 달라진다.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고 조사 하나로도 느낌이 바뀐다. ‘키가 커’와 ‘키는 커’, ‘키도 커’, ‘키만 커’가 같을 수 없다. 말은 생각에서 나온다.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알 수 있다. 생각이 건전한 사람은 착하고 올바른 말을 한다.

반면 생각이 뒤틀린 사람은 언제나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고약한 말을 하기 마련이다. 요즘 들어 말의 첫머리를 ‘아니’로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 그게 되겠어?” “아니, 정말 되는 일이 없네” 그의 마음속에는 부정적 심리가 가득하다. 부득이 ‘아니’ 같은 부정적 어휘를 구사할 때는 한 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다. “옳은 말이야” 등 상대방을 존중하는 긍정적인 말을 골라 쓸 경우 만인이 즐겁다.

우리 사회에 반듯한 생각, 즐거운 대화가 넘쳐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생각대로 된다고 했다. 모두가 힘든 지금 서로 나눌 것은 “고·미·안·잘”(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 잘했어요.)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지금 그들과 그 가족들은 얼마나 존중받고 있을까. 모두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품어가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유 없이 분노를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말 없어도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역시 말투다. 간혹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차라리 “그랬군요”라는 말투를 써서 상대의 공감을 얻어내는 지혜를 발휘해보는 건 어떨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와 칭찬이라고 한다. 전문가일수록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다. 사람들에게 뿌듯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전문가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극복 방안에 전문가가 되어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투를 습관화하여 존중, 배려, 공감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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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2020-03-26 16:48:38
저도 아이들에게 일단 '안돼'라는 말부터 먼저 하는편입니다. 반성하게 되네요. 공감부터 먼저하고 대화해보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카멜리아 2020-03-25 18:46:17
'사람들에게 뿌듯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전문가다.' 라는 말이 인상깊네요. 이런 좋은글을 읽고 감명을 받는 지금이 저에게는 뿌듯한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글로 좋은 영향력 부탁드리겠습니다.

캔디 2020-03-25 18:05:27
옛말에 말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솜씨도 기술인가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이 중요한
코로나19로 힘들고 예민한 시기에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말을 함으로 어려운 현실을 잘 이겨나가는
지혜를 알려주신 글이라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

이승악 2020-03-27 11:20:14
순간순간 잊게 되는 작은 배려의 말투의 중요성을 느끼고 갑니다

신서귀 2020-03-27 22:31:47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