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부대오름-울창한 숲속 부드러운 능선 걷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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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부대오름.

부대오름의 부대에 대해서는 명확한 문헌이 없으나, 일반적으로 부대오름(부대악)으로 불려진다.

이 오름 굼부리에 일제시대 일본군 부대가 주둔했기 때문에 부대악(部隊岳)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이전 옛 지도나 고문헌에는 한자 표기를 부대(扶大·富大·浮大)의 표기가 있어 군부대로 인한 명칭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또한 부대의 뜻이 이북 지역의 화전 또는 개간지라는 뜻이라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부대오름은 제주시에서 번영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세계자연유산본부(검은오름) 입구인 선화교차로를 바로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승마장이 있다.

이 승마장으로 우회전하면 주차공간과 함께 오름표지석이 보이고 표지석 뒤에 오름 들머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부대오름은 해발 468m에 비고는 109m,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인근의 검은오름 탓에 오르미들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난 듯 소외된 느낌의 오름이다.

하지만 울창한 숲속에서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걷는 기분은 가히 일품이다.

안내판 너머 잘 조성된 야자수 매트 탐방로를 5분 정도 오르면 정상 부위다.

10년 전에 이곳을 찾을 때만해도 오름 초입을 찾지 못해 헤맸었고, 지금처럼 탐방로 조성돼 있지 않았었다.

아름드리 울창한 삼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기분을 좋게 한다.

정상부까지는 경사도가 있어 짧은 거리지만 숨이 가빠온다. 숨이 거칠어지지만 숲이 선사하는 신선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맑게 한다.

오름이 선사하는 맑은 공기를 벗 삼아 오르다보면 더 이상 오르막은 없고, 평지.

탐방객들이 많지 않아 정상부에서 능선을 따라 편안히 걷는 길에는 솔잎이 소북이 쌓여 있어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치 양탄자 위를 걷듯 기분이 좋다. 오르막이 끝나고 폭신한 길을 걸어서 인지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 오름의 단 하나의 단점은 정상과 정상 능선 길에도 삼나무와 소나무 숲이 있어 주변 경관을 조망할 공간이 없다는 것.

하지만 맑은 공기와 좋은 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걷다보니 내리막길. 오르막길보다 경사가 더 심하다.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보니 탐방로 왼쪽으로 일제 진지동굴이 보인다.

제주 오름 곳곳에 일본군들이 주둔하면서 파 놓은 동굴들이 많은데, 이런 진지동굴을 볼 때마다 우리 슬픈 역사로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하산 길을 다 내려오니 임도(林道)가 나타나면서 바로 눈앞에 부소오름이 탐방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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