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투표하는 고3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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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 칼럼니스트

이번 총선부터 투표에 참여하는 만18세 고3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몇 년 전까지도 고교생이 투표장에 나간다는 건 상상도 못하던 일입니다. 선거는 적어도 약관에 이르러 행사하는 거란 좀 경직된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학생이 공부나 하지 선거는 무슨? 하는 고루한 관념에 갇혀 있었습니다.

19세에서 한 계단 내려선 거라 별스러운 일도 아니긴 한데요. 밖으로 눈을 돌리면 OECD 34개국 중 18세에 선거권이 없는 것은 대한민국뿐이라는군요. 전 세계 232개국 가운데 215개국이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합니다. 무려 92%이군요. 오스트리아는 두 계단 아래 16세라니 놀랍기도 하고요.

대학 진학을 앞둬 공부에 전념해야 할 학생들에게 투표하라니 그게 온당한 일이냐, 미성숙한 학생들이 어른들의 선거판에 들어가 제대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겠나, 까딱 잘못하다 학교가 선거운동의 장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 찬성보다는 부정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훨씬 높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디지털시대를 호흡하며 살아갑니다. 모름지기 젊은이들이 이 사회를 이끄는 주도적인 축이 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존재만으로 엄연한 위력이지요. 이제 나이 운운할 계제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사고체계와 깊이 그리고 그것의 유연함은 단지 나이의 문제가 아닌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요. 그네들 생각이 오히려 깊고 판단 또한 예리할지도 모릅니다.

나는 다가오는 4월 15일 유권자가 되는 18세 고3생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고무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딴은 행여 하는 바가 있어 벌써부터 걱정 걱정입니다. 좀처럼 눅여지지 않는 이 나라의 정치 현실에 대한 불신과 회의(懷疑) 말입니다. 퍽 하면 보수다 진보다 티격태격하는 진영논리, 함부로 뱉어대는 비상식적이고 상스럽고 너저분하기 짝이 없는 언사. 국정을 논하는 정치인인지 시정잡배인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라 울울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우리 정치 현실에 천진무구한 젊은이들이 상처 받지 않을는지요. 게다가 이번 선거엔 무슨 정당이 그리 많은지 헷갈려 제대로 한 표 행사를 할 수 있을는지에 이르러 전전긍긍입니다. 코로나로 개학이 늦어져 선거에 관한 교육이 전무한 터라 깜깜이 선거가 될 것도 큰 문제이고요.

젊은 그대들이 선거에 첫발을 놓음으로써 세상이 한 층위 변해 갈 거라 불끈 힘이 납니다. 의식의 변화, 인습에 대한 비판이 준동할 것이고, 그런 의식 변화가 시나브로 나라를 바꿔 나갈 에너지로 치환되리란 소망 말입니다. 막 첫 술을 뜨려는데 지나친 욕심일는지요. 그대들의 참여가 사회를 바꾸는 결정적 몫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새로운 세대들이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의 다른 표현이지요. 처음 유권자가 된 18세들이 이번 선거에 어떤 자국을 남길지 자못 흥미롭습니다. 벌써부터 투표장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그대들에게 채널을 맞춰 놓았지요. 가슴 뜁니다.

딴은, 18세 선거권은 새삼스러운 것입니다. 다양한 권리와 의무가 주어져 있잖나요. 결혼, 군 입대, 공무원시험 응시, 취업, 운전면허…. 이제 선거권은 완결판입니다. 투표권을 거머쥔 그대들이여, 여러분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어른과 동등한 한 표인 것 알고 있지요?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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