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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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지구촌의 하계 올림픽은 4년마다 돌아오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모두 28번 열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31회째였으니 3번의 올림픽은 열리지 못한 셈이다.

하계올림픽이 세 번 무산된 건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다. 1916년(베를린), 1940년(도쿄), 1944년(헬싱키) 대회가 각각 1차 세계대전과 중·일전쟁,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열리지 못했다. 1940년(삿포로)과 1944년(이탈리아) 동계올림픽까지 포함하면 모두 5차례 올림픽이 취소됐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땐 신종플루가, 2016 리우 하계올림픽 때는 지카바이러스가 창궐했지만 백신 개발 등에 힘입어 올림픽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7월 말로 예정된 제32회 도쿄 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졌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밤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의 1년 연기에 합의했다. 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불문가지다.

다만 도쿄 올림픽은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미뤄졌지만 공식 명칭은 ‘2020 도쿄 올림픽’을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 일본으로 옮겨진 성화 역시 후쿠시마에 마련된 성화대에서 1년여 동안 계속 타오른다.

이번 결정은 아베 총리가 요청하고 IOC가 이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된 건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거론했듯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미 두 차례의 올림픽이 취소된 적이 있는 일본이다. 또다시 첫 올림픽 연기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갖게 됐다.

▲올림픽 연기로 주최국 일본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 쏟아부은 돈이 최대 25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년 연기에 따른 추가 경비도 6400억엔(약 7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성화 봉송조차 무관중 릴레이로 축소하는 일본의 처지가 안타깝지만 대회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그 못지않게 속을 태우는 이들도 있다. 지난 4년간 메달의 영광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려온 선수들이다. 체계적 훈련과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지금의 순간을 살리지 못하면 메달의 꿈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일지 모를 올림픽에 젊음을 던진 청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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