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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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철, 제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논설위원

오랫동안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다가, 출생년도에 맞추어 공급한다고 해서 공지된 시간에 가보았다. 비 오는 날임에도 줄이 길다. 얼마간 서 있다가 약국이 가까워져 약국 안을 들여다보니 그곳에도 사람이 빽빽하다. 좁은 공간에 장시간 함께 있다가는 없는 병도 걸릴까 두려운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돌아섰다. 다행히 다음 주부터는 주민들 사이에 “더 필요한 사람을 위해 양보한다.”는 마음이 확산된 때문인지, 그나마 수월하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누가 이런 대란을 만들려고 만들었겠는가? 곧 끝날 줄 알았으니, 다른 나라에는 마스크도 지원하고,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준 영화인들은 모아 음식을 나누며 파안대소한 것뿐이지….

그렇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야 점쟁이가 아니니, 내일 일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잘나고 고귀하신 분들은, “중국의 사태는 어디까지 진전되고 있다.”는 등의 정보는 가지고 있었을 터인데, 수십 년 후의 일을 예견하지는 못할망정, 바로 내일 일조차도 예견하지 못하였다는 말인가? 입으로는 일한다지만 실제로는 정치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전문가들의 말을 따르면 될 일을 무슨 자존심인가?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 것인가? 그러다 혹시라도 상황이 좋아지면 자기들의 공인 양 말하고, 잘못되면 남을 탓한다.

의사들이 마스크를 챙겨둔단다. 이제 갓 의사가 된 아이가 있다. 배운 것도 많지 않고, 임상을 경험한 적도 별로 없어,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이 난리통에 병원에 출근해야 하는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긴장될까? 부모는 그런 자식을 전쟁터로 내모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지금은 마스크가 지급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처음에는 “마스크가 부족한데, 너희들 피라미의사들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으니 각자 알아서 챙기라.”라고 하여, 동료 새끼의사들이 모여 해외직구로 마스크를 구한 적도 있단다.

아이의 엄마와 나는 우리 것이라도 모아 아이에게 보내고자 때가 되면 열심히 줄을 서고 있다. 이런 악조건을 무릅쓰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과 국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아니면 당신들의 자식은 안전하고, 또한 현장에 보내지 않아도 되니 함부로 말하는 것인가?

일 안 하고 돈 받는 그룹이 있단다.

학교에 나아가 아이들을 가르쳐야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대면하여 가르칠 수 없어 온라인 강의안을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니다. 강의안은 말만 하면 곧 만들어져 나오는 줄 아는 모양이다. 난 십여 년 전부터 이미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어서 잘 안다. 강의안은 쉽게 만들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쉬운 일이면 당신이 먼저 해보시지. 지금은 보편화되지 않은 화상강의나 또 다른 방법 등을 동원할 생각은 않고, 입 있다고 함부로 말하는가? 당신도 강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면서 그 정도도 모르면서 자리에 앉아 있는가?

진짜 일하는 사람은 말이 없다.

학기가 시작되자 내 과목을 수강 신청한 중국인 대학원 학생이 휴학했다고 하고, 대구 출신 학생이 아직 들어오지 않자 “빨리 들어와 격리생활을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또 도에서는 코로나가 시작되자 무비자 입국을 막기도 하였다.

약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그나마 덜 걱정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학교와 도 관계자들의 덕일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공치사도 선동도 하지 않으며 말이 없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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