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지역 상반기 문화행사들이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축제가 사라진 봄이 됐다.
매년 제주의 봄을 알리던 ‘탐라국입춘굿’의 취소를 시작으로 개최 여부를 고심하던 행사들도 잇따라 연기·취소되면서 사실상 올해 상반기 문화행사는 ‘올스톱’상태가 됐다.
제주도는 29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방지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오는 5월 1일부터 한 달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설문대할망페스티벌 문화공연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제주돌문화공원 일대에서 설문대할망제, 공연, 굿 문화제 등 문화공연 및 행사를 선보이는 ‘설문대할망페스티벌’을 개최해왔지만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13년 만에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최정주)이 주최하는 제주비엔날레도 당초 6월 개최예정이었지만 8월로 두 달 미뤄 진행된다.
제주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자문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올해 6월 17일부터 9월 13일까지 89일간 진행될 예정이던 2020 제2회 제주비엔날레 행사를 오는 8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76일간의 일정으로 조정하기로 했다”며 “제주비엔날레 행사가 국제적인 대규모 예술 행사인 만큼 외국작가들과의 교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탐라미술인협회는 내달 1일부터 5월 1일까지 제주4·3평화 기념관,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제27회 4·3미술제’를 연기했고, 제주민예총은 내달 제주시 일원에서 4·3문화예술축전과 청소년4·3문화예술한마당, 해원상생굿 등 4·3과 관련된 문화예술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6월 이후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