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모녀 두둔했다 사과한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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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이 나타났지만 4박 5일간 제주 여행을 강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母女)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두둔했던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9일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발언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도민은 물론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해서다.

우선은 두둔할 것을 두둔해야 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미국 유학생은 지난 15일 귀국한 후 어머니와 함께 20일 제주로 여행을 왔다. 문제는 입도 첫날 저녁부터 오한과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닷새의 여행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더욱이 외국을 다녀온 입국자는 14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정부의 권고도 따르지 않았다.

이것만이 아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도 어디서든 마스크 쓰기를 필수로 여기고 있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기본적인 시민의식에서다. 하지만 이 유학생은 제주를 여행하는 동안 마스크 착용이 불규칙했다. 심지어는 마스크를 무시하고 마트나 음식점, 편의점, 테마파크, 카페 등을 들렀다. 이로 인해 이들과의 접촉자로 분리돼 자가격리된 인원만 97명에 이른다. 이들이 방문했던 곳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는 낙인으로 울상이다.

이런 점에서 정 구청장의 발언은 황당하고 경솔하기 짝이 없다. 오히려 막대한 피해를 본 제주도민에게 모녀를 대신해 사과했어야 옳았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강남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장인지 변호사인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 글이 게시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파면하라는 글까지 등장했다. 그만큼 난국에는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를 놓고 보면 제주도가 모녀를 상대로 1억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여론의 지지는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향후 코로나 방역의 성패는 자가격리자와 해외입국자에 대한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엄중한 메시지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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