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1월 19일에서 2주 뒤인 12월 3일로 밀리면서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 이래 첫 ‘12월 수능’이 실시된다. 한 달간 개학일이 정해지지 않아 혼란을 겪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은 개학일이 정해지고도 입시에서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가 전날 고등학교 3학년 신학기 개학일을 4월 9일로 확정하면서 올해 대학 입시 일정도 줄줄이 연기했다.
수능이 11월에서 12월로 미뤄지면서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1년에 두 차례 치르는 6월·9월 모의평가도 2주씩 순연됐다. 6월 모의평가는 6월 18일, 9월 모의평가는 9월 16일 실시된다.
또 학교별 중간·기말고사가 차례로 밀리고, 여름방학 기간 등이 단축돼 학생들과 교사의 진학 준비와 상담 기간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재학생에게 유리한 수시 모집도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시 전형에 반영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마감일은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밀렸다. 수시에서 학생부는 3학년 1학기까지 반영된다.
하지만 등교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부 작성이 면밀하게 이뤄질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개학과 수능 연기로 혼란을 겪는 수험생들은 특히 재수생 간의 형평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가 4차례에 걸쳐 개학 연기를 하면서 고3 학생들의 학사 일정 혼란이 이어졌고,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을 해도 이미 6주 가까이 학습 결손이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고3 학생은 “애초부터 수능은 재수생이 유리한데 온라인 개학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학교 수업만으로 대입을 준비하자니 담임 선생님에게 아직 입시 상담도 받지 못해 불안하다”고 했다.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시지역 고교 3학년 교사 A씨는 “아직까지 수능을 앞두고 학생들이 배우지 못한 과목들이 있다. 중간고사 일정 등도 명확하지 않아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학생들의 불안감이 폭발하고, 실질적으로 재수생보다 대입에 불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