궨당 문화
궨당 문화
  • 제주신보
  • 승인 20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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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늘 이때만 되면 더욱 찾게 되는 게 궨당 삼춘이다. 그것은 선거에서 보면 혈연, 지연, 학연이 정책보다 또는 인물보다 우선인 경우를 우리는 흔히 겪는다. 특히나 이번 총선은 코로나19로 인하여 후보자들이 내놓는 정책 파악도 어렵고, 인물 또한 알릴 기회가 적어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혈연, 지연, 학연일 것이다.

제주의 궨당은 삼춘이라는 말로도 표현이 되며 동네 대부분이 사돈팔촌으로 맺어진 친·인척관계를 일컫는다고 볼 것이다. 제주의 가족을 형성하는 특징 중에 하나인 혼사는 같은 마을이나 이웃마을에서 이뤄져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지금에야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서울에 있는 가족의 안부도 물을 수 있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만 하더라도 신랑, 신부를 맺을 적에 보면 먼 곳에서 찾기보다는 한 동네에서 아니면 이웃동네에서 서로 짝을 이뤘다.

그러다보니 동네친구의 부모님이 시부모님’, ‘처부모님’ ‘사돈또는 팔촌으로 서로 엮어진 사이이며 동네 대부분이 궨당을 맺게 됐다. 그러니 제주에서 친척에 대한 호칭은 어른들은 모두 삼춘으로 통칭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제주의 궨당문화는 끈으로 연결된 삶의 문화이고, 관습에 묶인 삶의 과정을 통하여 볼 때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지속적 밀착 소통에서 나타난 긍정적 영향이 선거에도 나타나는 것인지 모른다.

예로부터 농본사회였던 제주는 궨당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마을의 성장과 문화 및 생산기반시설의 열악함을 극복해 왔다. 궨당문화는 함께 일하는, 함께 돌보는, 함께 즐기는, 함께 가꾸는 공동체 문화이다. , 주민들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지역특성을 살리면서 복지, 문화 등 마을에 필요한 것과 공동의 관심을 찾아 서로 협력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로 볼 때 제주의 삶은 사람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폭넓은 문화를 발전시켜왔다고 본다. 이웃끼리 맺어진 궨당문화는 개인은 물론 가족과 친족, 마을 사람들과의 수눌음 정신을 바탕으로 심리치유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전국 최고(45.2%)인 까닭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서로 돌보며 똘똘 뭉치는 친척끼리 이어진 궨당문화의 영향이라 하겠다. 제주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수많은 시련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끈질기게 대항하면서 살아올 수 있었던 힘은 궨당문화의 힘이다. 이처럼 찬란한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힘이 바로 역사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산업문명과 과학기술이 크게 성장되면서 지적인 지식은 지나치게 성장했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담아줄 정서와 감성, 인격의 성숙, 정신건강의 불균형으로 사회불안을 통한 범죄를 낳고 사회의 많은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겉으로 들어난 것 등에만 관심을 가져왔고 행복한 개인의 삶과 사회적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서로 다름의 차이도 존중해야 하지만 제주의 궨당문화와 같은 후덕함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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