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Leader)의 총체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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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논설위원

리더십(leadership)에 대한 화두는 예로부터 수없이 반복돼왔다. 멀게는 로마 시대나 춘추전국시대에서, 가깝게는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나 일제강점기에서도 난세를 이끈 영웅, 리더들에 관한 이야기는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리더십에 대한 책(冊)만 하더라도 수 만권 아니 수십 만권에 이를 정도이고, 정치, 사회, 경영, 철학, 인문 등등에 다양하게 인용됨을 볼 수 있다.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정의(定義)를 살펴보면, 리더는 말 그대로 이끌어 가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고, 리더십은 이끌고 조정하는 이가 가져야 할 덕목 또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각각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하고 쉬운 표현들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리더나 학자들은 조금씩은 다른 표현으로, 조금씩은 더 어렵게 리더와 리더십을 포장하곤 한다. 그렇지 않은 리더도 있겠으나, 대중을 현혹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리더십과 관련해서 단편적 책임(responsibility)과 총체적 책임(accountibility)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관리자(manager)와 리더와의 차이를 언급하며 차용하는 예이다. 관리자는 단편적 책임에 연연하나, 지도자는 총체적 또는 궁극적 책임에 염두를 둔다거나, 관리자는 실행(doing)에, 지도자는 통솔(leading)에 주안점을 둔다거나 하는 얘기들이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리더십을 좀 더 이론적으로 표현하거나, 다소는 포장이 수반된 얘기들임을 엿볼 수 있다.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맞장구를 치며 몰입하는 이들도 있고, 말장난으로 웃어넘기는 이들도 있다. 어떤 이들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는 중요한 사실이 아닐 수 있다.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리더에게 있어 리더십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이 있는 리더가 필요하고, 리더라면 리더십이 있어야 할 터이다.

그렇다면 소위 리더라는 사람들은 모두가 리더십이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 리더들(?)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리더십 있는 리더에 대한 기대는 반감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시민들은 정치적으로 포장된 리더나 학문적 리더십에 더는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 워낙에 많은 속임을 당해 왔기 때문일 게다. 현세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사람이고, 그 리더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은 무엇인지에 실질적 관심을 쏟게 되었다.

이제 리더들은 ‘나는 준비되고 무장된 리더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려워졌고, 시민들은 사탕발림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불세출의 영웅이 나타나 백성들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막연하게 되었고, 오히려 그런 리더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앞서기도 한다.

시민들의 지적 호기심과 리더에 대한 갈망은 리더가 진정 갖추어야 할 리더십이 무엇인지 모두 알게끔 하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십을 발휘해도 더는 말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 리더들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시민들이 리더들을 앞서가는 현상이다.

코로나19로 온나라가 너무나 힘들게 고통을 받고 있다. 어느덧 총선 정국은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막을 올렸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 위대한 진리가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총체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리더가 절실하다. 결국, 위기는 리더가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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