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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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휘, 前 농업기술원장

지구온난화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삼한사온도 없는 것 같다. 또한 어릴 적에는 겨울철에 눈이 내려 온 세상을 은빛으로 변화시키곤 했으나 재작년부터인가 눈이 아예 없어졌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왔다가 얼어죽었다’는 풍자어린 말도 빈말인 것 같고, 24절기의 기상변화도 옛날같이 예측하기에 맞지 않은 것 같다. 봄은 땅에서부터 온다. 따스한 햇살에 물든 땅거죽을 밀고 나오고 있다. 먼저 피려고 앞을 다투는 개나리와 진달래 역시 들로 산으로 봄소식을 전하기 위해 바쁘다.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이 있는 가운데 핀 노란 개나리는 내게 행복을 준다. 잠시나마 꽃샘추위가 있지만 살을 에는 듯한 추위는 없다. 먼 한라산에는 잔설이 보이기는 하지만 버드나무는 어린 눈을 틔우고 맑은 햇살과 봄의 청량한 공기를 맘껏 마셔야 한다.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일부 모순되는 점은 있지만 봄은 소년기이고, 여름은 청년기, 가을은 장년기, 겨울은 노년기라고 가정한다면 인생 사계절은 전면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인생열차라는 오해에 뒤돌아갈 수 없는 속도를 60세부터 60㎞, 70세부터는 70㎞, 80세부터는 80㎞의 속도로 노령을 계속한다면 봄인 청춘도 여름이 지나 장년기인 가을을 만들고 황혼기의 겨울로 쇠퇴해 인생을 마감하는 것일까.

이처럼 생동하고 약동하는 봄과 같이 인류세계의 평화도 함께 인생살이가 항상 봄과 같이 화창하고 꽃향기 풍기는 생활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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