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해장성 관리 ‘사각지대’…훼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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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 환해장성 수년째 허물어진 채 방치…비지정 문화재 관리 '부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도로에 있는 환해장성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도로에 있는 환해장성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돌 하나하나에 제주의 역사가 스며있는 방어유적인 환해장성에 대한 관리 부실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도로에 있는 환해장성. 80m 길이의 이곳 장성은 채석장에서 네모 반듯 하게 자른 돌로 복원하지 않고 옛 원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수년째 허물어져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됐다.

이 마을 주민들은 경치가 빼어난 해안도로변에 있는 환해장성이 무너지면서 되레 흉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환해장성 정비·활용계획 용역을 실시했지만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해장성 중 지정 문화재는 관리되고 있지만 비지정 문화재는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제주도는 1998년에 환해장성 28곳 중 10곳을 지방문화재(기념물 제49호)로 지정했다. 화북 곤흘동(140m), 화북 별도(620m), 삼양(280m), 애월(362m), 북촌(263m), 동복(150m), 행원(310m), 한동(290m), 온평(2120m), 신산(600m) 등이다.

하지만 김녕·귀덕·월령·하도·예래·태흥 등 나머지 18곳은 비지정 문화재여서 복원은 물론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환해장성을 관리할 예산과 인력이 한정돼 있는 데다 일부는 사유지에 있어서 복원과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환해장성은 1270년 고려의 관군이 삼별초의 제주 입성을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해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옛 문헌에 ‘탐라의 만리장성’으로 기록된 환해장성은 3백리(120㎞)에 이르렀다. 겉으로는 무질서하게 쌓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심돌(큰 바위)로 내벽과 외벽을 먼저 세웠다. 그 안에는 크고 작은 잡석을 채웠다. 밖에서 보이는 틈에는 촘촘히 잔돌을 끼웠다.

현재 남아 있는 환해장성은 수 백m 비교적 짧지만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 환해장성은 2120m로 가장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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