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 해변, 한기옥
처음 만나 반갑게 손짓하고 흔들던 손 다시 보고 지나가는 바람 같이 걸어가고 구별 없는 친절은 반가움이 앞서 걷는 이 그립고 오는 이 손 흔드는데(시 오름아 中)
한기옥 시인은 최근 시집 ‘검은 모래 해변’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총 4부에 걸쳐 시 60여 편이 실렸다.
한 시인의 시들은 80여 년을 살아온 시인이 오래 눌러왔던 이야기다. 오래 품은 후에야 속을 꺼내는 돌담처럼 한 시인의 문장은 서두르지 않는다. 수십 년 눌러놓은 내면의 한 편의 시가 되기까지 시인은 울분과 통한의 감정을 바다보다 더 깊은 곳에 흘려보냈을 것이다.
팔순의 삶에서 체득한 목소리는 어떤 무게를 지닐까? 시인은 물 위의 다리를 건너는 달처럼 세상을 품으려는 몸짓을 문학으로 형상화한다.
한 시인의 시집 해설을 맡은 최은묵 시인은 “한 시인은 얼마의 감정을 제하고 얼마의 시어를 채워야 하는지 이미 몸으로 터득한 상태”라며 “한 시인은 감각적이고 복잡해진 현대시의 어법 대신 삶의 흔적이 진속하게 담긴 서정의 보폭을 취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 시인은 2013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제주지역 초등학교 교장, 제주시교육청 장학사 등을 지냈다.
도서출판 시와실천刊,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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