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저기(反求諸己)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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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4년 전 이맘때다. 필자는 본란을 통해 ‘새누리당의 무지’를 꼬집은 바 있다.

2016년 4·13 총선에서 대패한 새누리당이 처음에는 국민들의 눈을 의식해 ‘내 탓이오’ 하다가 결국에는 ‘네 탓’ 싸움으로 난장판이 됐다.

친박 패권주의, 친박·진박 감별 논란, 대국민 소통 부재와 오만 등 총선 패배 원인이야 수없이 많았지만 친박과 비박은 네 탓이라며 서로에게 총질하기 바빴고, 끝내는 대통령 탄핵까지 초래했다.

▲그리고 4년 후 2020년 4·15 총선. 새누리당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통합당은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이번 총선의 참담한 패배는 이문열 작가가 말했듯이 ‘예견된 참패’였다.

코로나19 사태, 막말 논란에 따른 중도층 이반, 공천 번복 등 총선 패인도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에서 4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총선 후의 상황은 4년 전에 비해 오히려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렸다.

4년 전에는 더불어민주당에 1당을 내줬지만 집권 여당이었고, 과반을 넘는 정당도 없었기에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악이다.

범여권에 180석을 넘겨주고,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었기에(104석) 미래가 암울하다.

그럼에도 당 회생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정신을 덜 차린 듯싶다.

▲‘반구저기(反求諸己)’, ‘스스로 돌이켜 보면서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맹자 ‘이루상’편에 나온다. “행하였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 모두 돌이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자기 자신이 바르게 되면 천하가 돌아온다(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 其身正而天下歸之·행유부득자 개반구저기 기신정이천하귀지)”는 말에서 유래했다.

또한 맹자 ‘공손추상’ 편에는 “화살을 과녁에 적중시키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적중시키지 못한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는다(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矣·발이부중 부원승기자 반구저기이이의)”는 명구도 있다.

▲미래통합당이 2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을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김종인 비대위가 순탄하게 출범할지, 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반구저기 자세는 ‘기본 중의 기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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