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대통령과 국회의원 당선자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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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코로나19 사태라는 엄중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유권자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세 분의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축하와 함께 도민을 섬기며 겸손하고 올바른 의정 활동을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더불어 낙선하신 후보자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그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제주도의 현안 문제와 제주4·3의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정중히 바랍니다.

70여 년 전 냉전과 분단의 와중에 발생된 4·3으로 수많은 민초들이 이슬처럼 쓰러져 갔고 남아있는 유족들은 피멍든 가슴을 움켜쥐고 통한의 세월을 눈물로 한 많은 삶을 살아오면서도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승화시켜 4·3의 아픈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4·3특별법개정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지난 한해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 힘든 노력을 했으나 여의도 20대 국회 정객들의 남 탓 공방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실망과 상실감뿐이었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시작은 4·3특별법개정입니다.

70여 년 전 그때의 시간에 오롯이 갇힌 채 한 많은 삶을 살고계신 4·3생존희생자, 그리고 4·3으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된 부모 형제들을 잃고 ‘다른사람’으로 살고 있는 유족들의 한은 물론 제주도 지천에 오랫동안 어둠에 갇힌 4·3희생자들을 밝은 세상으로 모시고 명예회복을 시켜 드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안겨드려야 할 의무이며 후손들이 할 책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차 강조하지만 4·3특별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 유족회에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4·3관련 질의서를 보냈고 당선된 분이나 낙선된 분들 모두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4·3특별법 개정을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8만여 4·3희생자유가족들은 당선자께서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과의 초당적 협력으로 소통하면서 산적한 4·3 관련 문제 해결과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과정들을 지켜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72주년 4·3희생자 추념사에서 4·3에서 시작된 진실과 정의, 화해의 이야기는 우리 후손들에게 슬픔 속에서 희망을 건져낸 감동의 역사로 남겨질 것이라 했습니다.

제주에 봄꽃들이 활짝 피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꽃들이 활짝 피어 봄이 왔는데도 왜 이렇게 춥습니까.

기온이 낮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무척이나 춥습니다.

대통령 임기 내에 4·3의 완전한 해결과정에 뒷받침 될 제주4·3특별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70여 년 동안 한 많은 삶을 살고 있는 고령의 유족과 그 가족들에게 배·보상과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나서 주길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4·3으로부터 시작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과 제주가 꾸었던 꿈이 지금 우리의 꿈으로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제주4·3희생자 유가족들도 그 노력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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