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오름-걸음마다 마주하는 신록의 물결
(88)개오름-걸음마다 마주하는 신록의 물결
  • 조문욱 기자
  • 승인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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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자리한 개오름.

이 오름의 이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오름의 모양이 개()와 같다고 하여 구악(狗岳). 또 하나는 모양이 밥그릇 뚜껑, 혹은 양산의 모양과 같다고 해서 개악(蓋岳)으로 불린다.

하늘에서 바라본 이 오름의 모양은 원형이다. 위성사진으로 확인해도 정방형 동그라미 모양을 띠고 있다. 아마 제주 곳곳에 산재한 360여 개의 오름 중 가장 뚜렷한 원형 오름일 것이다. 그리고 측면에서도 대체적으로 원뿔형이다.

이 같은 모습을 감안하면 개를 닮다는 뜻의 구악(狗岳)보다는 밥그릇 뚜껑과 닮은 개악(蓋岳)이 더 적합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 오름에 가기 위해서는 번영로를 따라 가다 표선면 성읍2리 마을로 진입, 도로의 끝 지점에 넓은 목장이 있고,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목장길 중간 지점에 정자가 세워진 지점 주변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오름을 오르면 된다.

또 다른 길은 지난주 소개했던 비치미, 돌리미 오름 방향의 농로를 걷다가 개오름이 보이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많은 오르미들이 다녔던 발걸음으로 만들어진 길이 보이고, 이 길을 통해 목장을 가로지르면 개오름 앞 정자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길을 권하고 싶다. 걷는 거리도 길고, 무엇보다 드넓은 목장에 심어진 목초를 걷는 길이 환상적이다. 초록빛 바다를 건너는 기분이다. 답답한 가슴이 펑 뚫린다.

개오름 탐방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목장에 방목된 말들. 이 말들이은 방문객들에게 말을 건네 듯 졸졸 뒤따라온다. 주변의 풀을 한 움큼 뜯어 주니 잘 받아먹는다.

말들도 평소 외로운지, 탐방객이 반가운 모양이다.

말들을 뒤로 하고 오름 초입. 삼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다. 햇살 한줄기 들어올 틈 없이 빽빽한 숲이다.

몇 걸음 들어서니 좌우로 야자수매트가 깔려 있어 걷기가 편하다. 좌측을 선택해 걷다보니 정상을 향한 길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는 좌고우면 없이 직진이다. 경사도가 심해 숨이 다소 거칠어진다. 쉬멍 쉬멍 오르다보니 어느덧 평지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경관이 펼쳐진다.

오르는 동안 삼나무와 소나무 일색인데 이 곳은 거대한 편백나무 군락지.

이곳에서 더 걸음을 옮기니 드디어 정상, 그동안 탐방로를 뒤덮었던 숲이 사라지고 탁 트인 공간, 비록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하늘이 열렸다.

정상에 서니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름을 찾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눈앞에 웅장한 영주산과 영주산 아래 성읍저수지를 비롯 주변의 드넓은 목장과 좌보미오름, 백약이오름, 비치미오름, 돌리미오름 등 동부권 오름군이 펼쳐진다. 또한 저 멀리 따라비오름과 주변 대평원 등 힘겹게 찾아온 탐방객들에게만 최고의 절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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