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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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1월 31일 저녁 무렵 목이 아프고 가래가 생김. 2월 2일 오후부터 어깨와 등 쪽이 뻐근하고 뭔가 불편함. 2월 8일 자정께 기침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 잠이 오지 않음.”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쾌된 50대 확진자는 자신의 투병생활을 38쪽의 일지로 기록했다.

그는 1월 말 몸에 이상을 느끼자 철저한 자가 격리로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가족에게 옮길까봐 집에서도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낀 채 생활했고 식기도 소독했다. 확진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갈 때도 대중교통을 피해 철길을 따라 걸어갔다.

‘다른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 기록을 남긴다’고 일지 머리말에 썼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와 접촉한 23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생활 속 방역의 모범 사례다.

▲어제는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02일째다. 1월 20일 중국서 온 여행객이 첫 확진을 받은 뒤 국내서는 확진자 1만765명, 사망자 247명이 나왔다. 한때 1일 800명 넘게 발생하던 환자가 지금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코로나 관리 안정세로 40여 국가로부터 검역 진단검사 등 ‘K방역’ 전수 요청이 폭증할 정도다.

이에 방역당국은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는 시기를 저울질하는 모양이다. 이미 5대 핵심수칙과 4개 보조수칙, 집단방역 5대 기본수칙을 확정한 바 있다. 아프면 3~4일간 쉬기, 두 팔 간격두기, 손 자주 씻기, 기침은 옷소매에, 마스크 쓰기 등이다.

최근의 추세를 유지하면 오는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확산이냐, 불길을 잡느냐의 중대 기로에 섰다. 앞의 사례처럼 타인에게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편을 감내하는 성숙한 의식이야말로 처방전이 없다는 코로나19를 대적할 큰 힘이 아닐까 싶다. 다만 어제 부처님오신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가 큰 고비다. 제주와 강원 등 유명 관광지의 객실 예약이 거의 완료됐다고 한다. 자칫 집단감염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설령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더라도 어디까지나 ‘방역의 생활화’일 뿐 방역 중단은 아니다. 나와 가족, 이웃의 안전을 꾀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셀프방역을 실천하는 게 최선이다. 장기적으로 백신·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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