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에 구멍갈파래가 대량 번식, 해수욕장 개장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신양해수욕장은 1999년부터 밀려든 파래로 20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수거를 되풀이해 왔다. 해마다 굴삭기와 인력을 투입 1300~1700t의 파래를 수거해왔다.
이곳은 수온이 따뜻해지는 4~5월에 파래가 번식해 골치를 앓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백사장은 물론 해안에도 파래 떼가 대량으로 유입된 상태다.
성산읍 관계자는 “파래를 치우면 또 밀려들면서 이달부터 2~3차례에 걸쳐 수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산읍은 수거 비용으로 7000만원을 편성했고,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섰다.
신양해수욕장은 바다가 육지 쪽으로 깊이 들어온 ‘만(灣)’ 형태의 지형으로, 예로부터 ‘방두만’이라 불려왔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양식장의 배출수와 중산간에서 흘러내려온 농약·비료 성분을 함유한 담수(민물)로 인해 질소성분의 영양염류가 유입돼 파래가 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연구 논문에서 신양해수욕장 내 구멍갈파래 대량 번식은 해안 용천수의 질소성분과 양식장 배출수의 질소·인 등 영양염류 유입을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양식장 배출수와 주변 경작지에서 배출된 질산성 질소와 인 성분으로 인해 구멍갈파래가 겨울철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구멍갈파래는 영양염류 흡수율이 월등히 높고 다른 해조류는 결핍시키는 등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1995년 조성된 신양항 방파제 축조로 조류의 흐름이 차단된 것도 파래 유입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신양항 방파제 축조 이후 파래가 계속 밀려들면서 연례행사처럼 수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수 년째 구멍갈파래 제거와 활용 연구에 나섰으나 번식력이 워낙 강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수거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열린 국제해조류 심포지엄에서 이곳을 찾은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찰스 야리시 교수는 해결책으로 많은 예산이 들지만, 바깥 바다와 파이프를 직접 연결해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해외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