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접근을 통한 지하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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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호,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 지하수지질부장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포함해 눈, 코, 입 등을 통한 전염병 매개체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호흡기 감염질환의 원인이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등 호흡기 전염병에 의한 공포가 채 가시기 전에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됨에 따라, 최근 들어 이에 대한 다양한 예방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질병이 수인성 전염병이다. 최근 기후위기(climate crisis)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아열대 지역의 콜레라가 재등장하고 있다. 콜레라는 장티푸스와 함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되는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으로, 오염된 식수에 잔류하는 병원성 미생물에 의해 감염되는 특징이 있다. 2016년 유엔환경계획(UNEP)은 전 세계 인구 중 약 3억명 이상이 수인성 전염병에 감염됐으며, 이 중 매년 약 340만명이 사망한다는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정한 수자원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적이다.

제주도는 전체 수자원의 약 95%를 용천수를 포함한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지하수의 수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30년 도 전체적으로 용수 부족이 예상된다. 이러한 용수 부족은 지하수의 과잉 개발로 연결돼 지하수 수량 감소뿐만 아니라 수질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매우 크다. 특히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러한 용수 부족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공급 부족량 보완과 함께 수량 및 수질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적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필자는 과거 오랜 기간 사용으로 효율이 저하된 지하수 관정에 대해 세척 공법을 적용한 결과, 관정 내부에 축적된 무기질 침전물과 함께 유기물 제거로 약 10%의 추가 지하수를 확보하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또한 관정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 지하수 통로에 대한 세척으로 수질 개선 효과도 동시에 얻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정비 기술 적용에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2019년 제주도 내 지하수 관정 총 4804개소 중 약 93%가 생활용과 농업용으로, 개인 소유의 사설관정을 제외하면 약 88%가 공공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농어촌공사는 행정시와 함께 공공관정에 대한 정기적인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서 제시한 정비 기술 적용에는 추가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예산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는 자체 관리 중인 13개 관정을 대상으로 비용 절감방안과 함께 효과 극대화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수인성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앞서 제시한 지하수의 과학적 관리 등 사회 각 부분에서 전염병에 대한 선제적인 대책 수립이야 말로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얻어야 할 중요한 교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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