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 제주신보
  • 승인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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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MD헬스케어 고문/논설위원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자원의 희소성’에 있다. 사람들의 욕구는 무한한데, 필요한 자원은 한정적이라는 이 사실은 경제학의 기본 전제이자 출발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뭔가를 얻으려면 다른 뭔가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학 전공 서적으로 유명한 ‘맨큐의 경제학’에서는 이를 ‘trade-off'라고 표현하며 경제의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그냥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쓰면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되기도 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하였다. 혹자는 이 돈으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삼겹살 파티를 할 수도 있고 혹자는 맛집을 검색하여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을 것이나, 그러나 대부분의 돈은 아마도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사는 데 쓰일 것이다. 정부에서 코로나 사태 때문에 긴급 지원된 이 돈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은 짐작할 것이다. 다른 곳에 쓰여야 할 돈을 가져다 주는 것이고 일부는 빚을 늘리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 살림살이에 대한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보기 드문 재정 모범국가였던 우리나라의 살림살이가 복지, 고용 부문을 중심으로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2018년도부터 적자폭이 커지더니, 올해는 앞으로 있을 3차 추경 예산까지 감안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금액이 12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만을 봤을 때는 빚을 더 늘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38.1%로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109%)에 비하여 현저히 낮다. 올해 급증하더라도 45%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령화 사회로 이제 막 진입하여 구조적으로 노인 부양을 위한 국가 채무가 급속히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미국(107%), 일본(224%), 프랑스(123%) 등 빚이 많은 나라들은 기축통화국이다. 이들 나라의 통화는 국제 거래에 사용되어 많은 돈을 찍어 내어도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뉴질랜드, 호주, 노르웨이, 덴마크 등은 모두 50% 이하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한 국가의 신용도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벌어들이는 소득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보유한 자산의 가치, 잠재력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세계 패권 국가이며 일본은 해외 보유 금융순자산만 해도 3조 달러 이상 보유한 나라이다. 유럽 국가들은 근대 이후 세계 문명을 주도하며 대항해 시대 이후 축적된 자산이 많은 나라이다. 우수한 인적 자산 외에 별다른 자산이 없는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는 결국 개인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은 특히,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제공한다. IMF 경제 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재정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가 채무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것이 조기에 IMF를 졸업한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점은 경제 위기가 닥치면 빈곤층이 급증하고 ‘정의와 분배, 나라다운 나라’가 다 무너진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설사 경제 위기가 온다 해도 우리나라는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일시적 민심보다는 보수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부채를 관리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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