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贈友/虞韻(벗에게/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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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撫耺 金祥玉(작시 무운 김상옥)

櫻花滿發華奢路 앵화만발화사로  벚꽃 만발한 화사한 거리
令日春游客一無 영일춘유객일무  이 좋은 날 봄놀이 하는 사람 없고/ 
隙凊東風枝曳曳 극청동풍지예예  서늘한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가지 사이로
靈峰白鹿示模糊 영봉백록시모호  신령스러운 백록담만 아련히 보인다오/

▲櫻花(앵화)=벚꽃. 앵두나무의 꽃 ▲令日(영일)=좋은 날. 또는 경사스러운 날 ▲春游(춘유)=봄철의 정취를 즐기며 놀다 ▲隙=틈 극 ▲東風(동풍)=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봄바람. 샛바람 ▲曳曳(예예)=나부끼는 모양. 搖曳(요예) ▲靈峰白鹿(영봉백록)=한라산의 백록담을 말함 ▲模糊(모호)=희미하게 보이는 모양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봄,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풍광을 만끽하기에 좋은 날이건만 금년엔 즐기는 사람이라곤 찾아 볼 수 없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 제주도에도 그 영향을 끼쳐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락객이 없는 아름다운 길은 지나는 자동차에 날리는 꽃잎들이 마치 흰 나비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무대인 것 같다. 봄이라하지만 아직은 싸늘한 바람이 분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하얀 벚꽃 가지 틈새로 겨울에 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 않아 계곡에 남아 있는 푸르스름한 한라산 백록담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 폭의 그림 같다.
홀로 감상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정경이다. 문득 한시로 옮겨 벗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떠오른다. ‘벗에게(贈友)’는 텅 빈 거리에 활짝 핀 벚꽃과 아련히 보이는 한라산의 백록담을 소재로 하여 칠언절구로 3월 29일에 지었다.
압운(押韻)은 우운(虞韻/無,糊)이며, 평측(平仄)은 차례로 平平仄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 仄仄平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이다.
<해설 무운 김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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