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도...교실 삭막해질 것 같아”
제주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설렘과 긴장 속에 등교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등교수업이 재개된 20일 오전 7시30분 제주여자고등학교.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모두 마스크를 낀 채 속속 교문을 통과했다. 학생들은 체육관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검사를 하고 이를 통과해야만 교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학생들은 등교 수업에 기대와 우려감을 함께 드러냈다.
김효연 제주여고 3학년 학생은“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7개월밖에 학교생활을 못해서 아쉽다”면서 “밥 먹을 때 수다를 떠는 게 생명인데 얘기도 못한다고 한다. 교실이 삭막해질 것 같다” 고 말했다.
수시전형을 준비하고 있는 이경선 제주여고 3학년 학생은 “지금부터 수시를 준비하는 게 늦었다고 생각한다. 6월 8일 중간고사가 20일도 안남았는데 수행평가 준비가 빠듯할 것 같다. 대입 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했으면 좋겠다” 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같은 시간 제주일고는 정문과 후문에 발열검사 카메라 2대를 설치해 발열 체크를 하는 한편 교사 4~5명을 배치해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교문에 들어설 때면 교사들은 “거리둬야지, 떨어져 걸어라” “한 줄씩 들어와라” 주문하기도 했다.
정윤태 제주일고 3학년 학생은 “등교 개학 찬성한다고 청원을 올린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퍼질까봐 걱정되지만 개학해서 오랜만에 친구들 볼 생각에 기분 좋다. 서로가 사회적 거리두기 잘 실천하고 하면 큰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승용차를 이용해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준 김모씨(43)는 “제주는 나름대로 코로나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학교에서 1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지역 감염으로 퍼질 수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무엇보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이 시국에 학생들이 피시방이나 노래방에 가는 돌발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