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
유치원과 초 1~2, 중 3과 고교 2학년생들이 등교를 시작한 27일 오전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앞은 이른 아침부터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등교 시간이 다가오면서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준비물을 한 아름 안아 들고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등굣길을 걸었다. 학교 환경이 낯선 일부 신입생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신기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교직원들은 등교 시간 30여 분 전부터 교문에서 긴장과 설레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기다렸다. 학생들과 부모가 교정에 들어올 때면 1학년인지, 2학년인지 물은 후 손소독제를 직접 뿌려주며 길을 안내했다.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학부모들은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 가방에는 개인용 물병이 하나씩 담겨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급식실에서도 정수기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1학년 딸의 첫 등교를 지켜본 오모씨는 “유치원 졸업 후 텀이 너무 길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이들 나름대로 잘 적응해나갈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학교 건물로 들어서기 전 손소독제 사용과 체온 측정을 마친 학생들은 각자 교실로 향했다. 1학년 학생들은 처음 보는 교실 풍경에 낯설어하기도 했지만 금세 선생님과 첫인사를 나누며 수업에 들어갔다.
이현지 남광초 1학년 부장교사는 “반별로 손 세정대를 구비하고,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부착물을 교실 곳곳에 부착했다”며 “아이들끼리 대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색칠 공부, 종이접기 등 혼자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길목 건너편 제주제일중학교에서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부지런히 등굣길에 올랐다. 교사들은 교문 앞에서부터 학생 간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김지혁군은 “친구들과 다시 만나서 놀 수 있는 것들은 기대되고 즐겁지만, 걱정이 많이 된다”며 “아이들이 PC방을 많이 다니는 것도 걱정되고, 학교에서 5~6시간씩 마스크를 끼고 있으려면 많이 답답할 것 같다”고 했다.
제주에서는 이날 총 3만3208명이 등굣길에 올랐다. 유치원생 6324명, 초등학교 1~2학년 1만3764명, 중학교 3학년 6213명, 고등학교 2학년 6430명, 특수학교 477명 등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방역 체제 내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수칙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실, 복도 등 실내 공간에 머무를 때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토론이나 영어 수업처럼 학생들이 소리 내어 말하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정부는 권고했다. 다만 운동장, 야외 수업 등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최소 1m) 이상 거리를 둘 수 있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