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수제 시작으로 수중 발굴 조사 착수
제주 신창리 해역에서 중국 남송 시대(1127~1279)에 청자를 싣고 가다 침몰한 국제 무역선의 잔해를 찾는 작업이 진행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은 2일 개수제(開水祭·수중조사 시작을 알리는 제사)를 시작으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에 대한 제2차 공동 수중 발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3월 해녀가 조업 중 발견한 금제 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다. 같은 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옛 문화재청)이 수중조사를 진행해 금제 장신구 2점을 추가로 발견했고, 1997년 제주대학교 박물관도 이 해역을 추가 조사해 중국 남송시대 청자를 발견했다.
이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8년 9월 신창리 해역에 대한 수중 지표조사를 통해 남송 시대 도자기가 분포된 구체적인 범위를 파악했다. 지난해에는 국립제주박물관과 제1차 공동조사를 실시해 남송 시대 도자기 437점과 인장 2점, 인장함 1점을 확인했다.
신창리 해역에서 확인된 유물은 대부분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 중국 저장성(浙江省) 룽취안요(龍泉窯)에서 생산된 청자들이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들이 다량 확인된 만큼 과거 바닷길을 오가던 국제무역선이 제주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2차 수중 발굴 조사에서는 1차 조사의 연장 선상에서 신창리 해저 유물 분포 양상을 파악하고 연구 자료를 확보하면서, 도자기를 싣고 있던 선박의 잔해를 찾는 작업이 함께 진행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주지역 수중 문화유산의 현황을 파악하고 해녀들에 의해 구전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중지표조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창리 수중 유적에서 발견된 다량의 남송 시대 도자기는 당시 한중일 3국 간 활발한 해상 교류를 보여주는 증거로 꼽히고 있다.
붉은색 인주까지 남아있던 인장에는 ‘謹封(근봉)’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근봉이 ‘삼가 봉한다’는 의미로, 해당 인장은 서신을 발송할 때 봉투에 찍거나 물건을 포장하고 그 위에 찍는 용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