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성 정체성
  • 제주신보
  • 승인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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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환생은 또 다른 시작이자 과정이다. 늘 만났던 얼굴과의 깜짝 재회는 흥미로운 사건이고, 반가움을 더해준다. 만남과 헤어짐은 암묵적인 약속으로 정해진 수순임을 알았을 때는 미소가 지어진다.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분명하다. 물론 예외가 있지만 불변의 진리이자 의지이다. 이에 어긋나는 모순은 오랫동안 자기반성과 초라한 변명을 하게 한다.

다음 생에는 여자로 태어나 뭇남성의 사랑을 독차지해보겠다는 영혼은 전생에 종교적 이유로 금욕생활을 강요당했다. 이성은 언제나 호기심의 대상이었지만 금욕해야 한다는 억측은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치게 했다. 흐르는 세월에 당연시했지만 뭔가 손해를 본 것 같단다. 분명한 비난과 후폭풍이 염려되었지만 그의 숙제이기에 웃자고 하는 농담으로 넘겼다.

평소 눈인사로 안부를 나누던 지인의 방문은 한숨의 연속이었다. 꺼내서는 안 될 비밀이지만 답답한 심정이기에 하소연으로 들어달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들은 어릴 적부터 의기소침했고 친구 없는 외로움에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천생 여자였다. 인형놀이에 재미를 붙이더니 누나들에게 옷을 만들어 선물했다.

대학에 가서도 술과 담배는 물론 이성 교제에도 관심이 없고 방에 들어가면 며칠째 두문 불출했다.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가출을 여러 번 했고 혼이 나도 그때뿐 습관으로 굳어졌다.

군입대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더니 얼마 전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겠다면서 성전환 수술을 한 후 외국에서 살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병원까지 예약을 했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졌단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일이라는 게 기가 막혔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전후 사정이 있겠지만 앞으로가 중요하기에 영적 대화를 시도하니 치열한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를 즐기는 군인들에 대한 증오심이 만든 잠재의식이었다.

실제 모습을 보여주고 앞으로 강하고 부드러운 삶을 살면 마음의 빚을 갚을 거라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훈련소에서 보내온 사진에는 나라를 지킨다는 늠름함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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