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한 지 채 반 년도 되지 않아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이는 ‘세계화’, ‘초연결사회’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현재, 세계경제는 마치 ‘하나의 경제공동체’처럼 분업화돼 어떤 기업도 상품과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생산해 낼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세계화’는 한계를 드러냈다. 마스크 수급 대란이 그것이다. 세계 경제대국 미국에선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조차 제대로 된 마스크, 방호복 등을 제때 공급받지 못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세계 최대 마스크제조회사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3M이라는 사실이다.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생산기지를 중국, 동남아 등으로 옮긴 결과 마스크 수급 대란을 초래했다. 그러다보니 향후 세계경제는 자국우선주의, 보호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바로 식량문제다. 식량은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마스크 수급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식량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밀, 콩, 옥수수 등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을 수입을 통해 언제라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은 접어야 한다.
농업과 농촌은 식량을 공급하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환경보전, 농촌경관 제공, 전통문화 유지 계승 등 기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총성 없는 식량전쟁’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농업과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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