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 사회로의 전환 코로나 스탠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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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논설위원

현재 전 세계인들 가운데 코로나(corona) 혹은 코비드(COVID)란 말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사태는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다. 또한 사람들은 기존 질서로는 인류사회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회 전반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로 인하여 새로운 단계의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사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계기로 사회가 새로운 변화와 질서를 맞이한 사례는 많다. 자연재해나 감염병, 전쟁, 기술발전 등에서 인류는 기존 사회를 뒤흔들거나 인류 파괴를 경험하면서,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줄곧 새로운 단계의 사회로 진입하여 왔다. 예를 들면 2차 세계대전과 같은 파괴를 경험하면서 인류는 이성에 기반 하여 완벽할 것 같았던 근대 문명의 야만성을 목도하였고, 포스트모던(post modern) 사회로 진입을 논의하였다.

특히 인류의 집단 사망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은 전쟁보다는 감염병으로, 인류 생활 환경이 바뀔 때 마다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1800년대 콜레라가 1차 아시아, 2차 러시아, 3차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였을 때도 인류사회는 다각도 분석을 시도하여 사회의 빈곤이나 열악한 환경이 관련이 이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위생과 공중보건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 환경을 만들어 냈다.

현재 우리는 이 시대를 반성하면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를 예측하고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야기하면서도 우리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충분하지 않다. 근본적으로 감염병의 원인과 확산 배경을 비롯하여 그것을 수습하는 방식 및 수습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회의 취약 부분들에 대한 논의도 아쉽다. 반성적 논의 위에 포스트 코로나 사회에 대한 준비는 더욱 명확해질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사회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병으로 인하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공간과 개체들 사이에 이전과 다른 거리감을 준 배치가 조성될 것이며, 집단 활동과 사회 조직의 변화도 예상된다. 사회 활동 및 문화 활동의 새로운 유형들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그것을 뒷받침할 제도들이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스탠더드’라고 불릴 만한 새로운 표준과 질서들의 모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모색은 인류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고 이야기 하는 배경이 된다. 인권이 시험대에 올랐으며, 산업, 복지, 환경, 건축, 공공의료, 교육, 정보, 생활문화, 사회적 관계, 사회 조직 등등 전체를 나열하지 않더라도 사회 전 영역이 시험대에 놓여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반성적 태도와 함께 우리 삶에 대하여 한 단계 더 질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질적 전환은 그 자체의 고유성을 더욱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질(質)을 상실하면 이미 그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간 사회는 이러한 고유성이 발현되지 못한 모순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회와 개체에서 그 자체의 고유성이 발현되지 못하도록 억압되었던 기제와 왜곡을 바로 잡는 것이 어찌 보면 질적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곧 코로나 스탠더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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