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퀴한 매연에서 벗어나 만년설 호수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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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네팔 포카라(上)
히말라야 봉우리 3개 관문
도로 개설 후 휴양지로 명성
네팔서 둘째로 큰 페와 호수
마차푸차레 설산 전망 절경
알프스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의 하나로 언급되는 포카라의 상징 마차푸차레 설산 전경. 설산 능선이 워낙 가파르고 봉우리가 뾰족해서 포카라 여행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네팔인들이 신성시해 등정은 금지돼 있다.
알프스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의 하나로 언급되는 포카라의 상징 마차푸차레 설산 전경. 설산 능선이 워낙 가파르고 봉우리가 뾰족해서 포카라 여행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네팔인들이 신성시해 등정은 금지돼 있다.

네팔은 우리와 비교해 국토 면적은 1.5배지만 인구 밀도는 절반에 훨씬 못 미친다. 히말라야 설산들이 속한 땅이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수도 카트만두는 면적이나 인구 모두 서울의 10분의 1 수준이다.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Pokhara)는 최근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0여 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카트만두 100만 인구에는 아직 절반도 안 되지만, 증가율로는 카트만두를 훨씬 앞서고 있다

그럴만한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환경 요인이 적지 않다. 두 도시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대체로 동일하게 느끼는 것들이 있다. 카트만두 하면 매연, 먼지, 혼잡, 번잡 등이 떠오르지만 포카라를 생각하면 휴양, 휴식, 쾌적, 평화로움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는 것이다.    

히말라야는 7개국에 걸쳐 있다.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부터 파키스탄, 인도, 네팔, 부탄, 미얀마를 이으며 중국 동티베트 근처까지 뻗어 내려온다. 장장 2400에 걸친 이 산맥에서 우리는 해발 8000m가 넘는 봉우리들만 추려 히말라야 14로 부르며 대우해 준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여덟 개 봉우리가 네팔에 속하지만 에베레스트와 칸첸중가 등 5개는 중국, 인도와 국경을 공유한다

따라서 전적으로 네팔 영역에만 속하는 봉우리는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 그리고 마나슬루, 이렇게 3개뿐이다. 네팔 중북부 지역에 있는 이들 세 봉우리 인근에서 관문 역할을 하는 도시가 바로 포카라다. 산악인이나 트레커들이 산행을 준비하거나 산행 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인도와 티베트를 오가는 상인과 여행자들이 거쳐가는 등 포카라는 다양한 부류의 세계인들로 넘쳐난다

포카라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200이상 떨어져 있고, 8000m가 넘는 산봉우리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도시다

이런 도시가 네팔의 제2의 도시로 성장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장점이 됐기 때문이다.

안나푸르나와 다울라기리, 마나슬루 같이 험준한 지대에 둘러싸인 지대인 포카라는 처음에는 그리 주목받는 도시가 아니었다. 그저 인도와 티베트의 국경 지대에 있어서 오가는 상인들 덕분에 번성하기는 했지만, 작은 마을 정도였다.

하지만 1968년 포카라와 통하는 도로가 개설되고, 히말라야산맥을 찾는 산악인과 트레커들이 늘어나면서 오늘날 관광과 휴양의 도시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나룻배를 타고 페와 호수를 건너고 있는 네팔인의 모습.
나룻배를 타고 페와 호수를 건너고 있는 네팔인의 모습.

구글 지도로 포카라를 확대해 보면 파란색 호수 부분이 넓고 뚜렷하다. 카트만두 지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특징이다. 포카라가 지금처럼 많은 여행자들의 안식처가 된 데는 히말라야 3좌를 가까이 둔 덕택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페와 호수(Phewa Tal) 때문이다. 도시 면적의 10분의 1에 달하는, 네팔에선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아 흐르고 흘러 모인 만큼 호수에서 멀지 않은 설산들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다. 호수 위에 떠 있는 형형색색의 보트들과 호수 한편에서 발가벗고 다이빙하는 아이들의 호기로운 모습들이 그윽한 정겨움을 주기도 한다

보트를 타고 호수 위 작은 섬에 있는 바라히 사원(Barahi Temple)을 방문하는 것도 페와 호수를 즐기는 묘미 중 하나다. 현지인들에게는 혼인의 사원으로 불리는 힌두 사원이다

포카라 거리에서 진행된 네팔인들의 시끌벅적한 결혼식 퍼레이드 전경.
포카라 거리에서 진행된 네팔인들의 시끌벅적한 결혼식 퍼레이드 전경.

네팔 사람들은 시바신의 부인인 화신을 모시고 있는 이 사원에 닭이나 오리, 양 등을 공양한 후, 사원을 한 바퀴 돌면 자신의 연인과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네팔의 왕실 사람들도 이곳에서 혼인 서약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원은 탑 모양의 방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데, 관광객들도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바이담이라고 불리는 호수의 동쪽 기슭은 호텔과 레스토랑, 상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몰려 있어 관광객과 트레커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 외에도 거센 물살의 세티건더키 강, 데이비스 폭포, 마헨드라 동굴 등 색다른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포카라를 처음 다녀온 이들은 호수보다는 호수에서 바라본 설산이 더 기억에 남는다. ‘호수를 뜻하는 포카리(Pokhari)에서 도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지만, 페와 호수보다는 설산 마차푸차레(Mt. Machhaphuchhare, 6993m)가 이 도시의 상징에 더 가깝다. 설산 능선이 워낙 가파르고 봉우리가 뾰족해서 포카라 여행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8000m에 못 미치는 높이 때문에 히말라야 14좌에는 끼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 호반도시에선 안나푸르나보다도, 마나슬루보다도 마차푸차레가 왕이다. 알프스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의 하나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등정은 금지돼 있다. 티베트인들이 카일라스 산을 신성시해 정상에 오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20m)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120m)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트레커들이 잠시 쉬어 가는 휴게소 기능을 하고 있다

포카라는 카트만두와 거의 비슷한 넓이지만 단기 여행자들은 주로 페와 호수 동쪽 기슭으로 형성된 레이크사이드(Lakeside) 지역에만 머물다 떠난다. 호수 남단에서 호수를 따라 북쪽으로 2.5에 걸친 전형적인 호반도시다

근사한 카페와 레스토랑, 등산용품과 기념품 가게와 다양한 숙박업소 등 여행자들에게 딱 맞는 편의시설들이 레이크사이드 로드(Lakeside Rd)를 따라 줄지어 서 있다

카트만두 타멜 거리와 비슷한 상가 형태지만 호숫가라는 환경 덕에 훨씬 더 쾌적하고 럭셔리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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