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신혼여행 예약 취소 많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제주도를 신혼여행지로 선택하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다.
11일 제주신라호텔에 따르면 6월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 예약건을 취합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보다 판매량이 5배 더 늘어났다. 이 가운데 3박 이상 머무는 투숙객도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이국적인 정취로 과거 신혼여행의 메카였지만 1989년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되면서 신혼 여행보다는 개별 관광객 중심의 여행지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로 신혼여행지로 다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해외에서 본격 확산하기 전인 지난 3월만 해도 예정돼 있던 해외 허니문을 하반기 등으로 연기하고 아쉬운 마음에 국내 휴양지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신혼부부들이 많았다. 제주신라호텔의 경우에도 당시 허니문 패키지 이용객 비중을 보면 1박과 2박, 3박 일정이 고루 분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장기화 흐름에 따라 올해 사실상 해외여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예비 신혼부부들이 제주에서 3박 이상 머물면서 제대로 된 신혼여행을 보내려는 흐름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부는 “신혼여행으로 뉴욕에 가려고 했지만 수수료를 물고 환불한 상태”라며 “제주에서 3박4일 간 신혼여행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주지역 유명 호텔의 투숙률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비해 많이 회복된 상황이다. 서울 도심 특급호텔들이 텅 빈 객실로 고전하며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행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도내 호텔 관계자는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투숙객이 꾸준히 찾고 있어 대대적인 숙박 할인 이벤트는 없는 상황”이라며 “올 여름 성수기에는 투숙률이 작년 정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