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의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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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호 수필가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코로나19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우한에서 발병 소식이 들린 지 채 반 년도 되지 않아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700만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를 기록하고, 40여 만명을 사망케 하고서도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지구촌의 어느 한 곳도 자유로울 수 없는, 그야말로 누란지세(累卵之勢)의 형국이다.

더욱이 병명에 발생 연도가 붙었다는 것은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원래 코로나는 태양의 표면 바깥쪽에 나타나는 플라스마 대기로서 개기일식 때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밝게 빛나는 불꽃과 같은 형대로 관찰되는 것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번에 유행하는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코로나 혹은 왕관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과 흡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바이러스가 역대급으로 취급되는 까닭은 급속한 전파력에 있다고 본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기에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사스(SARS) 7%나 메르스(MERS) 34%에 비해서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워낙 감염 전파력이 대단하다 보니 사회생활에 커다란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구성체가 사회이고, 인간은 본시 사회적 존재일진대 혼자서 삶을 영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좀 더 자제해야 하리라.

이 악랄한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사회의 풍속도가 대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국면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나 급기야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언택트는 접촉이란 의미의 contact부정이나 반대를 의미하는 접두사 un-이 붙어 만들어진 용어로서, ‘비대면 형태로 정보나 물품을 거래하는 방식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총체적 난국인 이즈음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이라는 채근담(菜根譚)’의 글귀가 떠오른다.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남을 대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엄정한 자기 관리와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통해 기필코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배달(倍達)의 후예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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