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4․3의 斷想/庚韻(4․3의 단상/경운)
(196) 4․3의 斷想/庚韻(4․3의 단상/경운)
  • 제주일보
  • 승인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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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東洲 高漸庸(작시 동주 고점용)

春三常想起 춘삼상상기 춘삼월 되면 항상 43이 생각나

夭折濕洵更 요절습순갱 일찍 죽음에 다시 한 번 눈물 적시네/

此處悽然界 차처처연계 이곳에서는 애처로운 세상이었지만

無煩彼岸生 무번피안생 저곳에서는 번뇌 없는 삶이되시기를/

주요 어휘

夭折(요절)=나이가 젊어서 죽음 =소리 없이 울 순 此處(차처)=이곳을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 彼岸(피안)=[불교] 사바세계 저쪽에 있는 깨달음의 세계

해설

내 고향 도련일동(道連 一洞)43사건 이전 당시 가구 수 110호 내외의 조용한 중산간 양촌 마을이었다. 그런데 43사건으로 인하여 영문도 모른 채 죽거나 행방불명된 사람이 약 190명에 이른다. 사망자 중에는 70세 이상 노인 네 분을 포함하여 한 두 살배기 영아와 어린이들도 많다. 8090%20대의 젊은이다. 사실 세월이 흐르고 난 후 그 당시의 정황을 짐작해보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다 피해자다.’라는 아픈 역사의 진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매년 돌아오는 도련 43 위령제(慰靈祭)를 지낼 때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연상하면 울먹이지 않을 수가 없다. 살아남은 유족들은 그동안 어떻게 고통의 트라우마(trauma)를 견뎌냈는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공권력과 사권력의 횡포 속에서 차마 견뎌낼 수 있었는가. 왜 제주 역사에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의 43사건에 연계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인하여 연좌제(連坐制)에 걸려 공무직에 취직도 못한 고향 사람들이다.

아픈 역사를 묵묵히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우뚝 일어서는 고향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서투르지만 오언절구로 한 수 지어 보았다.

<해설 동주 고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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