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의 대표 호수 공원
바순다라의 정겨운 아침
도시 벗어나 사랑코트서
패러글라이딩 장관 관광
레이크사이드는 동부, 중심부, 북부, 3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남쪽 바순다라 공원에서 라트나 만디르(Ratna Mandir)까지 1㎞는 ‘East’, 그 위쪽으로 페와 마르가(Phewa Marga)대로와 만나는 사거리까지 1㎞는 ‘Central’, 다시 그 위쪽 포카라 디즈니랜드까지는 ‘North’다. 물론 중심부인 센트럴 지역이 가장 번화가다. 조용히 숙박하기에는 공원이 있는 남쪽 ‘East’가 좋다.
바순다라 공원(Basundhara Park)은 포카라를 대표하는 호수 공원이다. 페와 호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그 험난한 길을 버스 속에서 7~8시간 조마조마하며 온 뒤라면, 혹은 일주일이나 10여 일 안나푸르나 산군에서 트레킹을 마친 뒤라면, 이곳 바순다라 공원에서의 아침 산책은 천국의 시간처럼 다가온다. 안개 자욱한 수목들 사이를 걸으며 마차푸차레 위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건 특별한 일이다.
포카라에서는 이곳에서 보는 마차푸차레의 모습이 가장 근사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바순다라 공원에는 아침마다 축구하는 아이들, 유모차에 어린 아기를 태우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 아침 햇살을 등지고 앉아 요가체조를 하는 할머니와 그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주는 할아버지가 있다. 이런 정겨운 모습들이 가득한 새벽 공원을 내일 아침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전날 밤은 참으로 행복하다.
레이크사이드 로드 2~3㎞만 왔다 갔다 하며 2~3일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면 호숫가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호수 남단의 댐사이드(Damside) 쪽으로 데비스 폭포(Devi’s Fall)와 마하데브 동굴(Gupteshwor Mahadev Cave)이 가볼 만하다. 바순다라 공원에서 2.5㎞ 거리에 폭포와 동굴이 인접해 있다. 꽤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전통시장 분위기의 상가와 기념품 가게들이 주변에 즐비하다.
포카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면 해발 1592m의 사랑코트(Sarangkot)를 꼽는다. 설산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도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바순다라 공원에서 서너 시간 걸어야 하는 12㎞ 거리라 간단치는 않지만, 하루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왕복 트레킹을 다녀올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레이크사이드 해발이 850m 수준이니 호수 북쪽에서부터는 해발 700m 이상을 더 올라가야 하는 등산길이다.
호숫가를 벗어나 산 중턱 마을의 학교와 사원 등을 거치면서는 네팔 시골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다. 새벽에 사랑코트(Sarangkot)에 오르면 포카라의 상징 마차푸차레 산의 멋진 일출도 볼 수 있다.
페와호 남단의 호젓한 평화로움을 맛보며 걷다 보면 레이크 사이드의 번잡한 도심을 만난다. 늘어선 카페와 레스토랑들, 기념품과 등산용품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호객꾼들을 거절하고 가다 보면 어느새 도시 중심구역이 끝나고 산 입구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다시 왼쪽으로 나타난 페와호를 따라가면 그네 타는 동네 꼬마들, 논밭에서 일하는 아낙네들을 만나고 이윽고 등산로로 접어든다.
그렇게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포카라 시 전체와 페와 호수, 왼쪽으로 길게 펼쳐진 히말라야 산군들의 모습은 며칠 전까지 있었던 고산지역의 정경과 거의 맞먹는 모습이었다.
가장 장관인 것은 열대여섯 개가 동시에 계속 떠 있는 패러글라이더들이다. 포카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사랑코트를 꼭 올라야 한다.
사랑코트는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으로 유명하다. 전망대 주변에서 패러글라이더들이 이륙하고, 설산과 하늘을 배경으로 페와 호수 위를 날아다니는 풍경은 대단한 볼거리다.
사랑코트 전망대 주변에는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편안히 하룻밤 머물며 새벽 일출을 보려는 여행자 숙소들이다.
산 중턱인 판델리 정류장(Pandeli Bus Stop)까지 버스가 다닌다. 하산길에는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것도 편하다.
레이크사이드가 아닌 동쪽 구시가를 통해서 사랑코트로 가는 방법도 있다. 바순다라 공원에서 가는 거리는 똑같은 12㎞지만 꾸준한 오르막이라 호수 쪽보다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포카라의 중심 도로인 포카라-바그룽대로(Phokara-Baglung Highway)를 지나기 때문에 교통량이 많아 번잡한 게 단점이다.
그러나 구도심을 거치며 여러 전통 시장인 바자르와 옛 건축물 등 포카라의 실체와 옛 모습을 두루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쪽의 이 일대는 히말라야 산악 마을로서 포카라가 시작된 올드 포카라다. 히말라야 트레킹이 유행하기 전에는 포카라의 중심 지역이었다.
서울을 크게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듯 포카라는 서쪽의 레이크사이드와 동쪽의 올드 포카라,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관광객들은 거의 레이크사이드에만 머물다 떠나지만, 올드 포카라를 걸어보면서 비로소 전형적인 네팔인들의 삶에 좀 더 가까이 가 볼 수 있다.
사랑코트로 가는 루트 중간에 포카라의 유명 힌두 사원인 빈디야바시니 사원(Bindyabasini Temple)을 들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빈디야바시니 사원은 파괴의 여신인 칼리(Kali)를 모시는 사원이다.
네팔 사람들은 오전 6~8시 사이에 닭과 염소 등의 동물을 사원의 신상 앞에 제물로 바친다.
이곳은 전망이 좋고 포카라 시내와 안나푸르나의 설산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힌두교인들과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