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폭염까지…갈 곳 잃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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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무더위 찾아왔지만
감염 우려에 쉼터 운영 중단
어르신 여름나기 빨간불 커져

올해 어느 때보다 지독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무더위 쉼터 운영이 중단되면서 노인들의 여름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찾은 제주시 연동의 한 경로당. 이곳 출입구에는 ‘코로나19 감염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경로당 운영을 임시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과 함께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다른 경로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제주시 일도1동의 경로당 등 이날 찾은 무더위 쉼터들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는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이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는 경로당을 주로 이용하는 데다 좁은 공간에서의 밀접 접촉이 자칫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무더위 쉼터 480여 곳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주민센터 등 23곳만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 그늘진 곳을 찾아 야외로 나오고 있다.  공원의 벤치, 정자 등에 자리를 잡은 노인들은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일도2동의 한 공원에서 만난 80대 노인 A씨는 “원래 자주 가던 경로당이 몇 달 전부터 문을 닫아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며 “올해는 더 덥다는데 무더위 쉼터마저 문을 안 연다고 하니 어떻게 여름을 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제주도는 경로당 등 실내 무더위 쉼터 운영을 제한하는 대신 정자와 나무그늘, 공원 등 개방된 실외장소를 활용할 방침이다.

또 독거노인 등 폭염취약계층 8492명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도우미 4537명을 지정해 운영하고, 생활밀착형 폭염 저감시설 설치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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