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金銀花/陽韻(금은화/양운)
(197) 金銀花/陽韻(금은화/양운)
  • 제주일보
  • 승인 2020.06.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作詩 維賢 孫基範(작시 유현 손기범)

堪冬綠葉蕾皅黃 감동록엽뢰파황 겨울 이겨낸 푸른 잎에 희고 노란 꽃봉우리

長話撏勞幼餂嘗 장화잠로유첨상 어른은 꽃잎 따는 고생이고 아이는 단맛을 맛보네/

初夏農夫流下汗 초하농부류하한 초여름 농부는 땀방울 흘러내리고

銀花被跓吐佳香 은화피주토가향 인동초는 걸음을 멈추게 아름다운 향기 뿜네/

주요 어휘

=견딜 감 =꽃봉우리 뢰 =흴 파 =딸 잠 =낚을 첨. 달 첨(과 동자) 金銀花(금은화)=인동꽃. 인동초(忍冬草)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겨울을 이겨내고 꽃이 필 때에 흰색으로 봉우리를 맺는 데 점점 노랗게 변한다. =멈출 주

해설

어느 날 한적한 들길을 걷는데 아름다운 꽃향기를 느껴 걸음을 멈추고 찾아보았다. 둘러보니 인동덩굴에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인동꽃이었다. 인동꽃을 보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아이들과의 추억이 생각났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우도에 갔다. 길을 따라 걷기 싫어 무작정 바다로 난 길을 향하여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걸었다. 처음에는 한적한 길을 걸으며 좋아하던 아이들이 우도봉에 올랐다 내려오는 도중에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서 길가에 피어 있는 인동꽃을 따서 꽁지를 떼고 술을 당겨 꿀을 모아 맛보게 하였다. 작은아이의 짜증이 조금 사라졌다.

그 이후로 좋아하는 우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도 작은 아이는 인동꽃을 보면 따달라고 한다. 꿀맛은 잊을 수 없나보다. 어르신과 어려운 시절의 이야기를 하다 인동꽃을 따서 팔았던 이야기를 들었다. 인동꽃을 따서 팔기도 하고 지네를 잡아 팔기도 했다는 이야기다. 인동꽃은 무게가 나가지 않아 따도따도 가격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인동꽃 속에 어르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겨있었다.

복잡한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인동꽃 향기에 정신이 맑아지는 듯 하며 과거 경험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인동꽃은 보리 수확이 한창인 시절에 꽃을 피운다. 달콤한 향기와 사랑스런 아이들과의 추억, 그리고 어르신들의 과거 삶이 생각나서 인동꽃을 주제로 한 수 지어 보았다. <해설 유현 손기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