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으로 가는 길
선진국으로 가는 길
  • 제주일보
  • 승인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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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이때가 되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꺼이 청춘을 바쳤다.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애국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단 활동을 자제하는 바람에 현충일 행사가 간소화하게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우리가 경제대국을 이룩하게 된 계기는 호국영령들과 선열들의 헌신적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차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가 되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샴페인을 터트렸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처럼, 아직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 부르기에는 부끄러운 면들이 적지 않다. 성장 둔화는 몇 년째 이어지고, 기업과 인재들은 해외로 빠져나간다. 사회 양극화에 따른 계층 갈등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심각하다.

우리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제성장이 빠르고, 그와 더불어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우선 자신이 살아 남아야 된다는 생각에, 사회 전체와 이웃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라졌다.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다.

수레가 올바르게 굴러가려면 두 바퀴가 건전해야 한다. 이 두 바퀴가 잘 굴러갈 때 사회가 안정되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풍부할지 모르나. 정신적인 면에서는 빈곤 상태다.

요즘 이곳저곳에 클린하우스가 설치 돼 있다. 시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분리수거도 하지 않고 마구 갖다 버린다. 그러고도 전혀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주말이면 더 심각하다.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그뿐 아니다. 주차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이 있는데도, 굳이 인도에 불법 주차해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을 준다. 소방차도 막히고, 구급차도 지날 수 없다. 법은 있어도 지키지 않을뿐더러 지도하는 일도 없다.

아침 공원에 운동을 하러 간다. 그런데 밤새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며 쓰레기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다. 공원은 모든 사람들의 휴식공간이요, 운동과 산책하는 장소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큰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기본적인 것들이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고 존중하는 마음,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으로 여기는 생각,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보다, 우리라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국가 안보다. 아무리 경제대국을 이루고, 국민의식이 갖추어져도 나라가 불안하고 안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허사다.

며칠 전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켰다. 그동안 화해 무드를 조성하던 것이 한순간에 깨지고 말았다. 북한은 약속을 이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화를 하다가도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으면 파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틜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공중도덕과 기본질서를 확고히 해야 한다.

현재 물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자아실현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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