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보안 수준 한심스럽다
제주국제공항 보안 수준 한심스럽다
  • 고동수 기자
  • 승인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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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도 보안망에 구멍이 뚫렸다. 가출 청소년이 남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이용해 공항 검색대와 항공사 바코드 검색대를 거쳐 항공기에 탑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1, 2차 보안 검색도 소용이 없었다. 그 과정을 복기해 보면 국제공항의 보안 수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도내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10대는 22일 오전 1시 45분께 공항 국내선 대합실에서 타인(33세)의 지갑을 주운 후 그 속에 있는 항공권과 신분증을 이용해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 승객의 실제 얼굴과 신분증을 제대로 대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덩치가 크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착각했다”는 공항공사 측의 해명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꼼꼼하게 살폈어야 했다.

이어 그는 탑승구 앞 항공사 바코드 검색대를 거쳐 기내까지 들어갔다. 그 전에 탑승권 바코드를 찍는 스캔 기기가 중복 입력을 인식하고 경고음을 울렸다. 하지만 탑승구 직원은 기계 오작동으로 지레 판단하고 의심도 하지 않았다. 참으로 안이했다.

제주국제공항의 허술한 보안 문제가 외부로 드러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8년 2월엔 제주에 주소를 둔 30대 남성이 남의 신분증으로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절도 행각을 벌였다. 그해 5월엔 40대 중국인이 출국 수속을 마친 후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고 보안구역을 이탈해 한때 종적을 감추기도 했다. 2016년 10월엔 중국인 남성이 공항 철조망 울타리를 넘어 몰래 들어온 후 도주하는 일도 있었다. 그때마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래서 우려가 크다.

제주국제공항은 1급 보안시설이다. 작은 구멍 하나가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엄격한 보안 검사와 신분 확인은 필수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고 해서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관련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아무리 보안 시스템이 좋아도 소용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어떤 사고든 수습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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