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젖줄…물이 풍부한 용천수 마을
제주인의 젖줄…물이 풍부한 용천수 마을
  • 제주일보
  • 승인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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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검은모래해변과 샛도리물
진시황제가 보낸 동남동녀가
불로초 찾으러 왔다는 전설
신석기시대 유물 대량 출토
모래찜질 유명한 삼양해변
산과 바다의 절경지에 있는
용천수 샛도리물 최근 복원
원당봉에서 바라본 주변 전경. 삼양동은 화북포구와 오름인 원당봉 사이에 있다. 이 원당봉에 진시황제가 보낸 동남동녀들이 불로초를 찾으러 들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원당봉에서 바라본 주변 전경. 삼양동은 화북포구와 오름인 원당봉 사이에 있다. 이 원당봉에 진시황제가 보낸 동남동녀들이 불로초를 찾으러 들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이번 호부터는 삼양동 도처에 소재한 제주의 역사문화를 소개한다

제주목의 관문이었던 화북포구와 원나라 사당이 있었던 오름인 원당봉 사이에 있는 삼양동은 삼화지구 개발로 더욱 알려져 있다

삼양이란 지명은 1889년께 원당봉에서 호를 따온 원봉 장봉수와 박운경 등이 설개, 감을개, 매촌 세 마을이 더욱 번창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지었다 한다

삼양동 선사유적 외부 전시관
삼양동 선사유적 외부 전시관.

제주 역사·문화의 보물창고 삼양동 

삼양동은 볼거리와 얘깃거리가 넘치는 마을이다. 검은모래 해수욕장, 선사유적과 유물전시관, 고려와 조선시대에 쌓아진 환해장성, 그리고 탐라국 시조인 삼을나가 활을 쏘아 경계를 정했다는 삼사석지(三射石址)도 화북과의 경계선상에 있다

지근거리에서 마을을 에워 쌓고 있는 원당봉(元堂峰)이 있고, 국가지정 보물인 현무암 5층석탑이 있다. 원당봉에는 진시황제가 보낸 동남동녀들이 불로초를 찾으러 들렸다는 전설도 있다. 더욱이 중국 운남성 양왕의 아들인 백백태자와 왕족들에 이어 달달친왕 가족 등이 제주로 이주해와 거주한 곳이 원당봉 근처라는 기록도 있다

제주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용천수와 수원지, 그리고 옛 모습을 간직한 포구와 몰통도 있다.

매촌인 도련에서는 지석묘와 신석기 유물들이 대량으로 출토됐다. 아주 오래전에 조성된 도련과원에는 수령 250년 즈음의 당유자, 벤줄 등의 귤나무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삼양동 포구.
삼양동 포구.

또한 수령이 300년이 넘는 팽나무와 푸조나무가 할망당 주변을 신령스럽게 덮고 있다. 더욱이 4·3 광풍에 희생된 영혼들을 위령비에 새겨, 당팟개당이라 불리는 할망당에 모시고 있다. 제주도에서 본향당인 신당에  4·3의 고혼을 모신 곳으로는 어쩌면 이곳이 유일하다.

삼양동에는 여느 마을보다 서당이 많았다. 1850년과 1880년 전후해 개설한 매촌서당과 설개서당을 비롯해 명문서당, 서카름서당, 백서장서당, 기성의숙, 가물개서당, 귤은서당, 귤원서당, 서동서당, 동동서당, 인명서당 등이 경관 좋은 곳에 조성돼 후세들을 훈학했다.

그중 1935년 설립된 인명서당 터에서 지금의 삼양초등학교가 1939년에 삼양공립심상소학교란 이름으로 개교했다. 최근에는 원당봉 둘레길이 조성돼 더욱 많은 주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삼양동 곳곳의 지형을 살펴보면, 아주 오래전 탐라선인들이 왜 이곳에 삶의 둥지를 틀었었는지 하는 의구심이 조금은 풀린다

해안가가 안으로 발달돼 태풍으로부터 안전하고 바다에서 고기를 쉽게 잡아 끼니를 해결할 수도, 바닷가에서 솟는 용천수로 식수도 해결할 수도 있다

바다와 평지 그리고 한라산과 오름이 어울린 이곳이 바로 제주 역사·문화 발상지 중 하나로, 삼양동의 매력이자 제주 역사문화의 현장이다.

삼양동 샛노리물 모습.
삼양동 샛도리탕 모습.

삼양검은모래해변과 용천수 샛도리탕

검은 토양이 농사에 좋듯 삼양해수욕장의 모래는 검다. 오래전부터 검은 모래가 신경통 치료에 탁월하다고 해 제주 도처에서 모래찜질하려 이곳을 찾는다.

삼양동을 에워쌓고 있는 동쪽의 음나물내와 서쪽의 동냉이천(삼수천)에서 유사 이래 지속적으로 흘러 내려온 모래가 바다와 만나 오래시간의 풍화작용으로 검게 된 것이리라.

삼양동은 용천수가 많아 물이 풍부한 마을이다. 제주도의 용천수란 해안지역 및 중산간 지역 곳곳에서 지층 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지층이나 암석의 틈을 통해 솟아나는 물이다.

제주시민의 젖줄인 삼양수원지 외에도 해안가에는 버렁용천물 가막작지물, 저슁물, 무미소물, 골각물, 설개용천군, 버렁용천군 등 여러 용천수가 솟아나고 있다. 물통은 용도에 따라 (음용수통), 남탕, 여탕, 빨래터 등으로 나눠져 지금도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하루 평균 35000t을 취수하는 삼양수원지의 개발은, 1978년 제주 전역을 가물게 한 가뭄이 계기가 되었다. 제주도는 삼양수원을 개발해 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1982년 삼양제1수원지, 1984년 삼양제2수원지를 완공했다.

1999년 발간된 제주의 물, 용천수에 따르면, 삼양에는 둠뱅이물, 새각시물, 고냉이물 등 17개의 용천수가 있었다. 삼양수원지에서 용출하는 수량은 제주시에서 사용되는 물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한다.

아쉽게도 삼양3수원지는 바닷물 유입으로 염소이온농도가 높아 상수도로서의 기능을 잃은 상태다. 용천수로 활용되지 않은 곳은 매립되거나 멸실돼 아쉬움을 남긴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선을 끄는 용천수가 있다. 삼양1동 바닷가 근처에서 솟고 있는 엉덕알물도 그 중 하나이다. 자그마한 엉덕 아래로 흐르는 용천수가 물통에 대한 옛 정취를 되돌려 준다

엉덕 또는 엉알은 자그마한 절벽 아래 지형을 듯하는 제주어이다. 주변의 오래된 비석에는 돈()물이라는 희미한 글씨도 보인다.

옛 포구인 설개포구 근처에는 오래전부터 여러 곳에서 용천수가 솟아나, 음용할 물과 채소 등을 씻을 물과 빨래할 물로 나눠진 넓은 물통이 자리 잡고 있다. 밀물에는 바닷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썰물 때를 맞춰 이용한다.

삼양해수욕장 동쪽 포구 성창 근처에는 남탕, 여탕, 빨래터 등으로 나눠진 샛도리물이 있다. 사라봉과 원당봉과 바다가 어울리는 절경지에 있는 샛도리탕은 삼양의 새로운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복원된 샛도리물에 대한 표지석 내용을 덧붙인다.

샛도리물: 샴양1동은 산기슭에 호미 모양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라 하여 서흘로라 이름 짓고 설개라 불렸으며 그 포구에는 용천수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샛도리물이다. 샛도리물은 굿을 할 때 깨끗한 물을 뿌리며 나쁜 기운과 잡귀인 새(까마귀)를 쫓아내는 샛도림(새쫓음)을 하기 위해 이 물을 길어서 쓴 데서 연유됐다고 한다.(2018.12. 삼양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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