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에 대한 문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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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논설위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체포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공중도덕을 지키는 행동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면 공중도덕을 어기는 무례한 행동이다. 미국의 뉴욕 주와 캘리포니아 주 등 15개 주와 워싱턴 DC는 마스크 금지법(Anti-mask law)을 규정하고 있다. 마스크 금지법은 은행강도같은 범죄를 저지르는데 마스크를 쓰면 가중처벌 하는 것과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신원을 숨기기 위해 마스크 쓰는 것을 금지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동양보다 서양에서 빠른 것은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문화 때문이다.

서양은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동양은 조직의 단결과 융합을 강조하는 문화 때문에 개인의 감정을 절제한다. 서양인과 동양인은 상대방의 얼굴을 볼 때 다른 곳을 본다. 서양인은 상대방의 입에 집중하고, 동양인은 눈에 집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웃는 얼굴은 ^^, 슬픈 얼굴은 ㅠㅠ으로 나타내지만, 미국 사람들은 , 으로 나타낸다. 미국의 이모티콘은 눈에 변화가 없이 입 모양만 바뀌면서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 기분 좋은 얼굴은 :), 기분 나쁜 얼굴은 :(로 표시한다. 우리나라의 이모티콘은 입은 변화가 없고 눈에 기호를 그려 감정을 표현한다. 일본의 헬로 키티고양이 캐릭터는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헬로 키티는 눈은 있지만 입이 없어서 서양에서는 인기가 없었다. 서양에서는 입을 가리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배트맨은 전신을 가려도 입은 가리지 않았다. 배트맨이 연기하려면 입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입마개를 착용한 앤서니 홉킨스는 공포 그 자체였다. 입을 가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던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는 건강한 사람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았었다. 바이러스 확산이 거세지자 이들 단체들은 모두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대응이 나라마다 다르다. 마스크 착용률이 베트남 91%, 중국 83%, 일본 77%, 미국 50%, 프랑스 34%, 독일 20%, 영국 16%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의 마스크 착용률이 미국과 서유럽보다 높다. 아시아에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것은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밀집된 도시에서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면 자신의 신분이 들키지 않고 감정도 숨길 수 있다. 아시아의 연예인들은 위생마스크에 디자인을 더해 패션마스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겁에 질린 동양인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였는데 서양인들은 휴지를 쓸어 담았다. 동양인의 눈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설사병도 아닌데 휴지를 챙기는 서양인이 이상하다. 서양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쉰다. 서양인의 눈에는 환자와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마스크를 쓰는 게 이상하다. 동양인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쓴 것을 서양인이 보면 집에 있지 왜 나와서 피해를 주는지 화가 난다. 얼굴을 가린 마스크에 혐오감을 느낀 서양인은 주먹질까지 한다. 마스크 착용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는 서로를 오해하고 다른 대응방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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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2020-07-30 23:32:26
그렇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