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행정시장에게 거는 기대
두 행정시장에게 거는 기대
  • 제주일보
  • 승인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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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제주지역에서 행정체제의 경계가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 지역과 산남 지역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태종 16년(1416)부터다.

태종은 8도제를 채택해 지방 행정체제를 정비했는데,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 지방을 제주목(濟州牧)의 관할로 하고, 산남지역을 동서로 양분해, 동측을 정의현(旌義縣), 서측을 대정현(大靜縣)의 관할로 하는 행정구역을 확정했다.

이후 여러 차례 행정구역이 개편되다가 1945년 9월 6일 건국준비위원회가 조선인민공화국으로 변경될 때 별도의 도 인민위원장이 설치되면서 사실상 전라남도에서 독립됐다.

1946년 8월 1일 제주도(濟州島)를 전라남도에서 분리하는 미군정의 군정법령 제94호에 따라 제주도(濟州道)가 설치, 도제(道制)가 실시됐으며 제주도 아래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이 설치됐다

1955년 9월 1일에는 북제주군 제주읍이 제주시로, 1981년 7월 1일에는 남제주군 서귀읍·중문면이 서귀포시로 승격됐다.

이후 제주도와 4개 시군(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체제를 유지하다가 2006년 7월 1일 특별자치지역으로 전환돼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독자적인 자치권을 갖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발됐다.

자치 입법권 강화, 자치조직·인사 자율성 강화, 의정 활동 강화, 주민참여 확대, 자주 재정권 강화, 교육자치 강화, 자치경찰제 실시 등 자치기능이 확대됐다.

반면 북제주군은 제주시로, 남제주군은 서귀포시로 통합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자치권이 없는 행정시로 격하됐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종전처럼 도민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지만 자치권이 없는 양 행정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면서 행정시장 운신의 폭이 한층 좁아졌다.

지난 1일 2006년 7월 1일 행정시 출범 후 제주시의 10번째 행정시장인 안동우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의 11번째 행정시장인 김태엽 서귀포시장이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안동우 시장은 “시민과 소통을 최우선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겠다”며 “각종 갈등을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는 등 시민과 함께 선도적으로 새 시대를 준비하고 실천하겠다”고 행정시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취임 이전 제주도의회 행정시장 특별위원회의 행정시장 인사 청문회과정에서 음주운전 전력, 노형동 건물 및 농지관리문제 등 도덕적인 흠결을 문제로 ‘부적격’ 판단을 받은 김태엽 시장은 “남은 인생을 걸고 서귀포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만이 지난 과오를 씻을 수 있는 길”이라며 “오로지 시정에 전념하며 지역경제와 민생 활력을 도모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시민들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양 행정시의 새로운 수장이 된 안동우 시장과 김태엽 시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듯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자신을 ‘시장’ 자리에 앉혀준 인사권자의 눈치는 뒤로하고,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며 시민이 행정시의 주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몇 해 전 한 행정시장이 자신의 동문 모임 자리에서 ‘자신을 임명해준 도지사가 다음 선거에 당선돼야 자신이 행정시장을 더 할 수 있고, 이렇게 돼야 동문들에게 승진기회나 사업을 몰아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제주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불명예스럽게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제 갓 취임한 두 행정시장은 이를 교훈삼아 인사권자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아닌, 시민의 행복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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