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극복의 노래 '민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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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독립군가부터 안치환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까지, 우리 민중들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민중가요의 발자취를 짚어보는 책이 나왔다.

정경은 고려대 연구교수가 쓴 '한국 현대 민중가요사'(서정시학 펴냄)는 해방 전후부터 현재까지 불렸던 민중가요 2천여곡을 시대별로 정리,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민중가요가 각 시대의 사회적 현실과 당대 민중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소중한 인문ㆍ사회 사료임을 강조하며 시대별 민중가요의 흐름과 사회사적 의의 등을 학문적으로 풀었다.

'민중가요'라는 용어가 처음 쓰이게 된 것은 1989년부터. 민중운동에서 노래가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1980년대 '현대민요', '쟁의가', '일노래', '학생노래' 등으로 불리던 것을 1989년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가 '민중가요'라고 정리했다.

'메아리'는 9집에서 민중가요는 민중 지향적인 노래, 민중운동을 하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 민중적인 학생들이 부르는 노래 등의 의미로 쓰인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민중가요의 역사는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해방전부터 1950년대까지를 본격적인 민중가요 형성기로 구분했다. 광복군과 독립군의 항일투쟁 노래, 지주에 항거한 노래, 빨치산의 노래 등이 이 시기 불렸던 민중가요였는데 주로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는 민요풍의 노래였다.

이어 4ㆍ19부터 전태일 분신과 박정희 대통령 사망까지 1960-1970년대에는 외국곡의 영향을 받은 저항적인 민중가요들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불렸으며 특히 주된 창작자였던 김민기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뜨겁던 1980-1987년은 민중가요의 절정기로 독재 타도와 반미, 통일 같은 강한 이념성을 보이는 노래들이 학생과 지식인층 사이에서 불렸다.

민주화 이후 현재까지는 노동자들의 노동투쟁가요가 중심이 됐으며 1990년대부터 최근으로 오면서는 민중가요들이 강한 투쟁과 이념의 색깔을 걷어내고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대중음악의 한 부분이 돼 가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투쟁현장에서 불리던 노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가 가사 중 '기쁨의 그날 위해 싸우는 동지들이 있잖아요'를 '기쁨의 그날 위해 함께할 친구들이 있잖아요'로, '모진 탄압에'를 '모진 시련에' 등으로 바꿔 건전가요가 된 것이 그 예다.(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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