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경고 구상나무, 보존대책 서둘러야
멸종 경고 구상나무, 보존대책 서둘러야
  • 함성중 기자
  • 승인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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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대표하는 고산침엽수인 구상나무가 기후변화로 한반도 최초의 멸종 종(種)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녹색연합이 엊그제 발간한 ‘기후변화와 한반도 생태계’ 보고서에서 제기한 내용이다. 다시 말해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 주요인이 최저기온 상승 등 기후변화라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우리나라 생태계 기후변화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정리한 최초의 보고서라는 점에서 예사로 볼 수 없는 문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숲 면적은 2006년 738㏊에서 2015년 626㏊로 10년 새 15.2%나 줄었다. 지난해 한라산 점검에서도 해발 1700m 이하 지대에선 어린 구상나무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한 집단에서 90% 이상 고사가 진행된 곳이 많아 심각한 상황이다. 예컨대 성판악에서 백록담에 이르는 진달래밭 코스만 해도 구상나무림이 대부분 말라죽어 생선가시처럼 흉물로 둔갑한 상태라고 한다.

녹색연합은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저기온 상승,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구상나무 집단 고사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겨울철 적설량 감소와 봄철 이상 고온 등으로 생육 기반이 악화되면서 고산침엽수림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한라산의 생태환경이 위협받고 있음을 예고한다.

구상나무는 해발 1500m 이상 고지대에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1917년 학계에 처음 보고돼 크리스마스 트리로 잘 알려졌다. 해외에선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는데 제주 한라산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림을 자랑한다. 이 같은 학술적 가치로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국제멸종위기종 목록에 포함돼 있다.

주지하다시피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급변 문제는 지구촌 공통의 과제다. 구상나무에 대한 경고음을 새겨들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나서 보존·복원방안을 수립, 장기적 실천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구상나무 유전자 보존과 묘목이식, 생육연구 등이 포함된 통합체계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구상나무 없는 한라산은 생각할 수 없는 그림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보존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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