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극해에 사는 물고기가 얼지 않는 이유
남∙북극해에 사는 물고기가 얼지 않는 이유
  • 제주일보
  • 승인 2020.07.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단백질은 천연 고분자의 한 종류로 인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섬유상 단백질은 여러 가지 조직의 구조를 형성하고 강도를 유지하는데 이용된다. 예를들어 근육, 머리카락, 연골의 주성분이 이들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공처럼 생긴 구상 단백질은 몸속의 일꾼 분자이다. 이들 단백질은산소와 영양분을 저장운반하는데 사용되고, 생명 유지에 필요한 수 천 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과 싸우고, 체내의 조절 기능에 참여하고, 영양분의 복잡한 신진대사과정에 필요한 전자를 운반한다.

이처럼 인체에서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중합체인 단백질은 동식물에서도 중요한기능을 맡고 있다. 북극해에서 동사하지 않고 생활하는 물고기, 유별난 한파 동안에 과일과 채소에 얼음 결정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 등에도 단백질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단백질은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존재이며, 과학은 삶 자체이다.

북극해에서 삶을 즐기는 물고기들은 혈액 속에 일종의 부동액 성분을 내포하고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연구 결과는 부동액이 자동차를 보호하는 것과 매우 다른 방법으로 물고기가 어는 것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설탕, , 혹은 에틸렌글라이콜 등 용질을 첨가하면 액체상의 물과 얼음이 공존할 수 있는 온도가 낮아진다. 그러나, 물고기는 삼투효과 때문에 이와 같은 고농도의 체액을 견딜 수가 없다.

삼투는 반투막을 통하여 용매가 통과하는 것이다. 식물의 세포막은 반투막으로 거동한다. 물은 반투막이나 생물학적인 막을 통하여 확산할 수 있으나 용질입자는 이들 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만약 살아있는 유기체에 용액을 주입할 때 그 용액은 세포 내부의 삼투압력과 같은 용질의 농도를 가져야 한다. 주입한 용액이 너무 묽으면 물은 주입한 세포 사이에 있는 영역에서 세포 내부의 더 진한 용액으로 이동하며 결국에는 세포 내부가 물로 채워져서 막이 파열된다.

반면에 진한 용액을 주입하면 세포 내부의 물이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세포는 오그라들어 손상되거나 죽는다. 이 원리로 화학물질이 보존제로 첨가될 수도 있다. 소금에 절인 육류와 설탕용액에 저장된 과일은 미생물로부터 안전하다. 환언하면 삼투현상에 의해 미생물에서 그 주변으로 수분이 빠져 나오게 된다. 따라서 소금과 설탕은 미생물을 탈수시키는데, 이는 건조법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

이 원리 대신에 물고기는 혈액 속의 단백질을 이용하여 어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이들 단백질은 혈액 속의 물이 얼지 않고 과냉각되는 것을 가능토록 한다. 그래서, 액상의 물이 0이하의 온도에서 존재한다. 이들 단백질은 얼음이 형성된 즉시 개개의 미세한 얼음 조각의 표면을 덮음으로써 생물학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크기로 얼음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

극점 근처에서 사는 물고기에 대한 연구 결과를 아이스크림 제조에 도입하면 흥미로운 산물이 표현될 것이다. 극점 부근에 사는 물고기의 단백질 혹은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화합물을 아이스크림에 첨가하면 이를 보관할 때 얼음 결정이 커지지 않을 것이다.

과일과 채소 재배 농가는 유별난 한파 동안에 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얼음의 형성을 막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극점 부근에 사는 물고기를 어는 것으로부터 방지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많은 종류의 과일과 야채에는 얼음의 핵으로 작용하여 얼음 결정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박테리아가 기생한다. 화학자들은 박테리아에 존재하는 원인 단백질과 이 단백질의 생성에 책임이 있는 유전자를 확인하였다. 앞으로 이로부터 작물에 새로운 변종 박테리아로 대체시키면 한파가 불어 닥쳤을 때 얼음 결정이 급속히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