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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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조시인

때때로 청바지(jean)를 입는다. 편할 뿐만 아니라 변하지 않은 유행 등 장점이 많다. 그래서인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여 즐겨 입는 바지가 된지 오래다.

중국과 수교 전 19918월 백두산을 오르기 위해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갔을 때다. 심양이나 연길에선 조선족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가끔 청바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중국에선 이 때 청바지 붐이 한창 일고 있음을 직감한 적이 있다.

청바지는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됐을까. 1930년대 미국인 리바이 스트라우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금을 캐려고 모여드는 사람들로 '골드러시'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천막촌이 많았다. 그는 천막을 만들어 납품하고 있었다. 큰돈을 한 번에 벌기 위해 10만 개 천막을 만들어 납품하려다 그만 막히게 된다. 망하게 된 그는 어느 날 저녁 우연히 광부들이 헤어진 바지를 꿰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천막의 질긴 천으로 바지를 만들어 팔면 어떨까. 그래서 탄생된 것이 청바지다. 쌓아 둔 천막은 다시 청바지로 만들어져 팔려나갔고 대박이 났다. 또한 뛰어난 실용성을 인정받아 일반인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게 되었다. 크게 유행을 불러일으킨 것은 미국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청바지를 입고 나온 뒤였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젊은이들이 이를 흉내 내어 입기 시작했다. 이어서 서부 카우보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도 대부분 청바지를 입고 나오면서 더욱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근래엔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청바지를 늘 입고 다니기도 했었다

우리나라는 1950년 대 쯤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70~80년대는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입었다. 특히 청바지와 통기타라는 이름으로 노래하는 가수들 때문에 크게 유행을 하게 했다. 1983년 교복자율화는 중·고등학생들이 주로 청바지나 면바지를 입고 다니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청바지는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 그저 수수한 옷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부부동반 오찬모임이 있었다. 장소가 호텔이라 뭘 입고 갈까 망설이는데 편하게 청바지 입으세요.” 아내의 조언이다. 로비에 들어서자 일행 한 분이 바지가 잘 어울리네요. 젊게도 보이고요라고 말한다. 그저 웃음으로 답했다. ’옷이 날개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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