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이어 애월까지…도민들 “지역사회 확산 본격화” 우려
사실 확인 안 된 정보 퍼지며 상인들 주홍글씨 낙인 걱정도
제주지역 코로나19 26번 확진자(3차 감염자)가 유흥주점 방문 당시 QR코드를 누락하면서 방역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 3차 감염자가 유흥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신 2명의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나흘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QR코드 전자출입명부 허점 드러나=제주특별자치도는 도내 26번 확진자가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한 유흥주점 방문 당시 QR코드를 찍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에서 26번 확진자와 동석해 술을 마신 도내 21·24번 확진자 2명은 QR코드를 찍지 않았지만, 유흥주점에 배치된 서식에는 출입을 기록했다.
보건당국이 21·24번 확진자가 찾은 비슷한 시각 유흥주점 방문자를 조사했으나, 26번 확진자의 출입기록이 없어 방역에 허점이 드러났다.
다행히 보건당국은 26번 확진자가 술값을 계산하면서 유흥주점 카드 사용 내역을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해 지난 20일 26번 확진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26번 확진자가 21·24번 확진자가 감염 판정을 받은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고, 이들 3명 모두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은 업체에 계도 및 주의 후 과태료 부과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확진자가 나온 업체에 대해서는 곧바로 과태료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 이어 애월까지, 도민 불안 증폭=제주지역 첫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역 확산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도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26번 확진자가 다녔던 장소 인근에서 만난 제주시 애월읍 주민들은 하나같이 “지역 확산이 시작된 것 아니냐”며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확진자가 방문한 애월읍 한 가마솥밥 전문점 근처에 사는 홍모씨(72)는 “이 식당은 도민보다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며 “코로나 청정지역이란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애월읍 고깃집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51)도 “제주는 안전할 줄만 알았는데, 지금은 불안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육지 사람들이 오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광객 포비아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미확인 정보에 상인들 ‘주홍글씨 낙인’ 우려=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26번 확진자의 동선 일부가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 등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일부 상인이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한 카페에 올라온 26번 확진자 동선 가운데 편의점과 고깃집 등 2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에 위치해 있었다.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제주도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었지만, 2곳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주변 상인들은 사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상인 김모씨(54)는 “사실 확인이 안 된 내용 때문에 손님이 줄어 식당 운영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로 타인이 피해 보는 일은 없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동선이 모 어린이집 관계자에 의해 퍼졌다”며 “관련 정보를 알려준 직원들에게 엄중한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