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주시민교육 성지가 되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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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지난 4월 실시됐던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하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필자가 그동안 치른 선거 중에 가장 어려웠던 선거였다. 더욱이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선거를 연기하는 등의 상황에서 선거를 치른 우리나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투표 결과 역시 관심의 대상이었다. 국회의원 선거 전국투표율은 1992년 제14대 국선 이후 가장 높은 66.2%를 기록했고, 제주도는 2000년 제16대 국선 이후 가장 높은 62.9%에 달했다. 무엇보다 3000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소를 방문했음에도 단 한 명도 감염자가 없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로부터 찬사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는 유권자의 시민의식과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의 공조하에 철저하게 대비했던 것에 기인한 바가 크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선거가 사회통합을 이루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작동해야 함에도 이번 선거 후 극히 일부 인사 내지 계층에서 선거 과정 및 결과에 대해 부정을 주장하는 사례가 아직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및 투·개표과정의 공개 시연회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구도에 있다고 본다. 갈등과 대립의 문화가 좀 더 나은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 인권, 법치, 소수자 보호, 책임과 투명성, 공정, 공동체의식 등을 주요 가치로 삼고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가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 협치와 소통, 타협과 참여는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형성하는 하드웨어적인 전제가 된다. 민주시민의식 함양교육 또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주요한 필요충분요소 중의 하나이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적 참여와 주권의식, 타인에 대한 존중과 협치, 소통 등 바람직한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민주시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과 장애인·대학생·다문화 가족 정치 참여 활성화 연수, 새내기 유권자 연수 및 이를 위한 시민단체·공공기관과의 협업, 선거체험 실습, 대학생·고등학생 토론대회 등이 그 예이다.

특히, 많은 우여곡절 끝에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고등학생을 비롯한 미래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민주시민교육이 주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계획적인 로드맵과 유관기관·단체 간 협업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제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는 교육청과 학교, 언론, 시민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이다.

지난 1일은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격상된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공교롭게도 7월 1일자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부임한 필자는 지면을 빌려 도민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면서, 아울러, 제주도가 민주시민교육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일상생활 영역에서 노력해 줄 것을 다시 한번 도민사회에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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