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살 고목이 4·3 고혼 지키는 신령스러운 마을
수백 살 고목이 4·3 고혼 지키는 신령스러운 마을
  • 제주일보
  • 승인 2020.07.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2) 선사유적공원과 도련마을
삼화지구서 선사 유물 다수 발견
돌창끝·찌르개·청동기 등 출토
유적공원에 모조품·사진 전시
탐라형성기 때 무덤터로 변해
4·3위령비 있는 도련1동 본향당
천연기념물 지정 귤나무도 있어
도련과원에 있는 나무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약 250년의 당유자, 벤줄 등의 귤나무들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귤나무들이 많기로는 이곳이 유일하다.
도련과원에 있는 나무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약 250년의 당유자, 벤줄 등의 귤나무들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귤나무들이 많기로는 이곳이 유일하다.

제주시 삼양·화북·도련동 일대에 있는 삼화지구는, 제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점토층이 넓은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음나물내가, 서쪽에서는 동냉이천이라고도 불리는 삼수천이 이곳을 에워싸며 바다로 향한다. 상전벽해의 현장인 이곳에는 꽤 넓은 선사유적공원이 조성돼 우리의 시선을 끈다.

이번 질토래비 여정에서는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을 돌아보고 제주 도처로 향하는 길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지닌 역사가 깊은 도련마을을 따라 걸어본다.

제주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 안내판.
제주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 안내판.

상전벽해 현장인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 

삼화지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유물은 토기와 석기이다. 물론 선사유적공원에 있는 전시품들은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의 모조품과 사진으로 전시된 토기와 석기들이다

수많은 화살촉과 사냥도구인 돌창끝과 찌르개 등도 발견됐다. 청동기는 1점밖에 출토되지 않았다. 만들기도 어렵지만 청동의 재료인 주석이 그만큼 귀했던 시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움집과 다락창고 등 집자리와 함께 집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들인 벌채도끼, 나무를 쪼개고 다듬는 홈자귀, 대팻날도끼, 돌끌 등도 발견됐다

삼양동과 도련동 일대 택지개발에 앞서 실시한 지표조사와 시굴조사 결과,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 그리고 탐라형성기를 거쳐 역사시대에 이르는 중요한 유구와 유물들도 발견됐다

신석기인들의 생활터에 이어 청동기시대의 마을터였던 이곳은 탐라형성기가 되면서 무덤터로 변한다. 이곳에서 발견된 고인돌과 독널무덤(옹관묘), 민무늬토기, 유리구슬, 실을 뽑는데 사용되는 토제 가락바퀴 등의 유물로 미루어 보건데, 삼화지구는 탐라형성기를 거치며 주거공간이 아닌, 무덤과 제의 공간이었으이라 추정된다.

제주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에 있는 고인돌.
제주 삼화지구 선사유적공원에 있는 고인돌.

신석기 유적인 독널무덤인 옹관묘는 돌무덤인 석관(石棺), 움무덤인 토양(土壤), 고인돌인 지석(支石)묘와 함께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양식 중 하나이다. 제주에서는 용담동유적, 하귀리유적, 화순리유적, 삼화지구유적 등 탐라형성기 유적에서 주로 발견된 바 있다

독널무덤은 대형 토기 항아리 2점을 서로 맞붙여 널()로 사용한 이음식 무덤이다. 항아리 하나만을 거꾸로 세워 만든 것도 1기가 발견됐다. 삼화지구 유적에서 발굴된 옹관묘는, 조사구역내 주거지보다는 인근의 삼양동 선사유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양동 선사유적의 주거지군과 일정거리를 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주거공간과 무덤공간이 분리돼 조성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제주도에 처음 거주한 주민의 흔적은 고산리 신석기 초기유적에서 확인된다. 고산리유적은 12000년을 전후해 구석기시대 말기에서 신석기시대 초기로 넘어가는, 유리나라에서도 유일한 과도기 유적이라 한다.

고산리유적에서는 구석기의 대표적 유물인 빗살무늬토기와 덧무늬토기보다 훨씬 앞서는, 소위 고산리식토기인 타제석기 화살촉과 창끝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고산리식토기는 한반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아무르 강 유역에서 발견된 바 있는 토기라 한다. 삼화지구 서쪽 삼수천의 동쪽 구릉의 정상에서도 고산리식토기와 유사한 눌러떼기 화살촉, 타제석기, 갈판 등과 같은 신석기시대 유물들이 다량으로 출토되기도 했다.

제주의 선사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적공원을 이곳에 조성한 것은 매우 의미가 높다 하겠다. 유적공원에는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집터 4동과 무덤 5기의 모형을 재현하고 있으며, 여러 안내판과 함께 발굴과정과 유물출토 모습 등 여러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음이 이채롭다 하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적공원을 오고가는 사람들이 갖는 역사문화 공유에 대한 관심과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도련1동 본향단.
도련1동 본향단.

여러 마을길을 잇는 도련(道連) 마을

도련은 제주 도처로 향하는 길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지닌 역사가 깊은 마을이다. 중산간 마을이면서 해안마을로 통하는 길들이 즐비하다. 오래전부터 형성된 교통의 중심지 역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도련에서는 지석묘와 신석기 유물들이 대량으로 출토됐다. 이처럼 도련마을에는 제주의 역사·문화를 보여주는 여러 유물과 유적 그리고 여러 인물들이 배출됐는데, 그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귤나무들과 4·3위령비가 건립된 도련1동 본향당 등을 소개한다. 또한 제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귤나무들이 많기로는 이곳이 유일하기에, 도련과원과 함께 제주에서의 감귤나무에 대한 역사·문화도 곁들여 소개한다

이곳에는 수령이 300년이 넘는 팽나무와 푸조나무가 할망당 주변을 신령스럽게 덮고 있다. 더욱이 4·3 광풍에 희생된 영혼들을 위령비에 새겨, 당팟개당이라 불리는 할망당에 모시고 있다

제주도에서 본향당인 신당에 4·3의 고혼을 모신 곳으로는 어쩜 이곳이 유일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